[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국 외교 지도자들이 5일(현지시간) 한 자리에 모였지만, 진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특히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안드레이 데쉬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의 대화를 거부하면서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프랑스 파리 엘리제 궁에서 열린 긴급회의에는 프랑스를 비롯 러시아와 미국, 폴란드, 독일, 우크라이나 등 주요국 외무장관들이 참석했지만, 라브로프 장관과 데쉬차 장관이 같은 공간에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번 긴급 회의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었을 것이라고 추측하지는 말아달라"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다시 회동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오른쪽)이 파리 러시아 대사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긴급회의에서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축소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시리아 화학무기 조사와 관련된 러시아와의 합동 임무는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날 열린 유럽연합(EU) 지도부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원조 계획이 발표됐다.
EU는 친 서방을 표방하는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에 향후 수년에 걸쳐 110억유로(150억달러)의 재정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차관 16억유로, 무상 공여 14억유로가 포함돼 있으며,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50억유로, 유럽투자은행(EIB)은 30억유로의 대출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국가들의 국제적 감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정부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축출된 정부의 상원 의원들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고,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은 폴란드와 발트3국 등 동유럽 동맹에 대한 군사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프랑스 측은 다음날 브뤼셀에서 이어지는 EU 지도부 회의에서 러시아에 어떤 제재를 가해야 할 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