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폴리실리콘 '업' 모듈 '다운'..왜?

입력 : 2014-03-07 오후 5:26:56
[뉴스토마토 기자] 태양광 업황이 회복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폴리실리콘과 모듈의 가격이 상반된 흐름을 보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연말 반등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모듈은 하락세에서 좀처럼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7일 태양광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전주보다 2.3% 오른 킬로그램(kg) 당 22.6달러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모듈 가격은 0.4% 내린 와트(w)당 0.67달러로 나타났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12월 중순 반등세로 접어든 뒤 13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상승의 원동력은 태양광 발전사업(다운스트림)의 호조세로 요약된다. 태양광발전의 설치량 증가로 인해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의 가동률이 상승하고, 이는 폴리실리콘의 수급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가격 상승의 또 다른 배경으로 지목된다. 폴리실리콘 업계는 지난해 판가 하락에 발목이 잡히면서 대규모 적자를 떠안아야 했다.
 
때문에 실적 회복이 급선무인 상황.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모처럼 맞는 업황 회복국면을 십분 활용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래프=모듈 가격 추이.
반면 모듈 업계에 드리워진 불황의 그림자는 좀처럼 가시지 않는 형국이다. 모듈 가격은 지난 2012년 w당 0.92달러(3월초 기준)를 기록했으나 지난해(0.66달러)와 올해(0.67달러)는 저조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폴리실리콘 가격이 2012년 30.7달러(3월 초 기준)에서 지난해 18달러, 올해 22달러대로 변화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태양광 업황을 가늠하는 풍향계 구실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모듈 업계 내부는 여전히 공급과잉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는 모듈 가격의 주된 하락 요인으로 중국 모듈 업체들의 가격 인하와 일본 업체들의 재고 정리 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모듈 업체들은 올 1분기에 가격을 대폭 낮췄다. 수요 부진으로 판매 실적이 기대치를 밑돈 탓이다.
 
일본은 회계연도 변경에 따른 재고정리 차원에서 물량 밀어내기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은 3월에 회계연도 결산이 이뤄져 1~3월 기간에 매출 확대를 위한 재고 물량이 쏟아진다. 일본 내 태양광발전 설치 업체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틈타 모듈 가격 인하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일본 시장에 진출한 한화큐셀과 LS산전은 모듈 판매 대신 각각 발전사업과 시스템설치사업 강화를 통해 자구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 내에서는 폴리실리콘과 모듈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밸류체인 별로 가격 변동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모듈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있는가 하면, 수급 상황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큰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론적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모듈이 최종 제품이기 때문에 폴리실리콘부터 가격 변동이 반영되기까지는 약 3개월 이상의 시차가 발생한다"면서 "올해 태양광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점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모듈 가격은 반등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업황은 연말과 연초에 폴리실리콘이 강세를 보이고, 모듈은 약세를 보이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이는 시장의 60%나 되는 중국과 일본, 미국 등의 정책변화와 시장 상황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올 2분기부터는 폴리실리콘의 가격 상승세가 멈추고, 모듈 가격도 약보합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양지윤 기자
양지윤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