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의 생산·소비·투자 증가세가 일제히 주춤한 양상을 보이며 경기 둔화 우려를 고조시켰다.
13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2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전 전망치 9.5% 증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지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세부적으로는 전체 41개 산업 중 39개 산업에서 증가세가 포착됐다. 이중 화학원료·제품 제조업과 비금속광물제품업이 각각 12.0%와 10.5%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전력생산업은 3.3%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국 산업생산 추이(자료=국가통계국)
산업생산과 함께 발표된 1~2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8%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역시 예상치 13.5% 증가보다 부진한 결과다.
아울러 같은 기간 고정자산투자도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어나 사전 전망치 19.4% 증가를 크게 하회했다.
일각에서는 춘제 연휴 등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이날 지표 결과는 중국 경기 둔화의 신호로 해석하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리우스 코왈츠크 크레디트아그리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중국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됐던 적은 드물었다"며 "하지만 이날 지표는 충격적일만큼 부진했고, 올해 성장 모멘텀 악화를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성장 부진의 이유로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산업 구조 개혁을 꼽았다. 중국 정부는 투자·수출보다는 소비 중심으로 경제축을 전환해 합리적인 성장세를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중국 관영 싱크탱크인 국가정보센터(SIC)는 올해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5%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인 7.7%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심지어 이날 리커창 총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폐막식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장률 목표는 7.5% 좌우"라며 "실제 성장률은 낮아질 수도 또 높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7.5%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 정부가 성장 둔화를 막고자 추가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선지엔광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확대와 성장 안정을 이끌기 위해 중국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가 언제 경기 부양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1분기 경제 성장률의 7.5% 하회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SIC는 국가 연구기관으로서 처음으로 올해 금융당국의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SIC의 한 소식통은 "인민은행은 중국 경제 성장률이 공식 목표치 7.5% 아래로 떨어지면 시중은행의 지준율을 인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