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크림자치공화국 내에서의 무력충돌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추가 압박이 전쟁 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내 정치적 부담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군사지원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적·비군사적 지원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무기·탄약 지원 요청은 거부하고 군사용 휴대식량만 지원키로 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소식통은 군용 식량 지원 결정은 이미 내려졌고 다른 군사적 지원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1일 아르세니 야체뉵 총리의 미국 방문에 맞춰 무기와 탄약, 정보지원 등 살상무기(lethal)와 비살상(non-lethal) 분야의 지원을 모두 요청했다.
이후 지난 13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재개하고 벨로루시에 전투기 6대와 군 수송기 3대를 파견하는 등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무력충돌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서 친러 성향 시위대(오른쪽)와 과도정부 지지 시위대가 충돌하는 가운데 경찰이 이들을 분리하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하지만 미 언론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 군사지원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외교적·경제적 제재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접적인 군사지원에 나설 경우 러시아를 더 자극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WSJ는 "미국의 군사지원을 실시할 경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독려해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포브스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지원이 힘든 이유로 ▲러시아의 군사력 ▲러시아 안보에서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중요성 ▲나토 회원국의 희박한 군사개입 의지 ▲지리적 열세 ▲정치적 불확실성 ▲미국내 반대여론의 심화 등 6가지를 제시했다.
러시아가 미국 본토를 위협할만 충분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군사지원이 미국내 안보 불안감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로 한시간 거리에 불과할 정도로 가까워 미국의 군사개입이 전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무리한 군사개입이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중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정치권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WSJ와 NBC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미국이 독자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해야한다는 응답은 5%에 불과했다. 26%는 미국의 개입을 반대했고, 48%는 EU 등 타 국가와의 공조하에서만 군사개입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포브스지는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에 귀속돼있긴 해도 모스크바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왔고 러시아 출신 거주자들이 많다는 점도 미국이 쉽게 나설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