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국내 패션경기 침체를 피해 너도 나도 중국행에 나섰던 업체들이 난관에 부딪혔다. 최근 중국 경기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내수경기 악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중국에서 승승장구 하던 업체들도 올 상반기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오자 중국 경기 불황 여파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17일 업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의류 소매판매 증가율은 1분기 20%대에서 분기마다 낮아지면서 4분기 10%대까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지난 1~2월달에는 8.7%에 불과, 급기야 한 자릿 수 대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에서 중고가대로 포지션 돼 있는 브랜드의 백화점 매출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관련 업체들의 타격이 더욱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매출이 국내 매출을 2배 이상 앞지르며 잘나가던
베이직하우스(084870)도 올해 춘절 이후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매출이 작년대비 큰 폭으로 역신장 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직하우스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봄 상품이 많이 팔려야하는 시기인데 예상보다 매출이 안나와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며 "최근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3월까지 추위가 지속되다보니 봄 신상품 판매가 더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분기 이후에도 구조적으로 판매 둔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소비심리 악화 요
인이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본 이후 구조
적인 성장 둔화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인 소비 심리 악화로 춘절 이후 소비가 소강 상태로 접어들면서 다른 업체들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996년 중국에 진출한 이랜드도 최근 몇 년간 40%에 가까운 폭발적인 성장률을 유지해 왔지만 올해는 성장율이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네트웍스(001740) 역시 중국 여성들에게 어필한 '오즈세컨' 돌풍으로 면세점 시장까지 입점했지만 지난해만큼의 가파른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거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중국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패션업황 침체에 대한 리스크가 상
존하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도 올해 목표 매출액을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라며 "매장 출점 일정을 미루거나 진출시기를 조율하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특히 중국시장에서 인지도가 없는 국내 중소형 업체들도 올해 대거 중국진출을 준비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섣불리 진입하기 보다는 경기 개선 추이를 지켜본 이후에 신중하게 중국진출을 추진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