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추가 하락?..구리 생산량 늘린다

내년까지는 구리 공급과잉 지속될 듯

입력 : 2014-03-17 오전 10:50:36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글로벌 경제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구리 가격이 공급과잉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16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구리 생산업체들이 올해 구리 생산량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SNL파이낸셜에 따르면 칠레 구리공사(Codelco)와 프리포트맥모란, 글렌코어엑스트라타, BHP 빌리턴 등 대형 구리 광산업계는 오는 2016년까지 연간 구리 생산량을 110만~130만톤씩 늘릴 계획이다. 이는 전세계 구리 생산량의 5%에 맞먹는 수준이다.
 
◇중국 상하이 남부 양산심수항구에서 인부들이 구리를 나르고 있다.(자료사진=로이터통신)
 
광산업계에서 구리 생산을 늘리는 것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장기적으로 구리 투자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국제 구리 가격은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표로, 구리는 경기 회복 시기에 광산 업계에서 가장 선호하는 투자 대상 중 하나다.
 
구리 생산업체들이 이미 지난해에 생산량을 6% 늘린데 이어 공급을 추가 확대키로 함에 따라 구리의 공급 과잉 문제는 심화될 전망이다.
 
팀 허프 RBC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광산업계가 계획대로 구리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와 내년까지는 구리의 공급과잉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주 중국의 금융위기 불안감으로 구리 가격이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구리 공급 증가가 향후 구리가격의 추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전세계 구리 소비량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은 대부분의 구리를 회사채 등의 담보로 사용하고 있는다. 최근 중국의 회사채 시장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하자 금융위기 확산 우려에 구리가격이 급락한 바 있다.
 
14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구리 5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파운드당 2.9505달러를 기록하며 연초대비 14% 하락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구리의 생산원가 등을 고려하면 구리가격의 추가 하락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그너스 프루트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구리에 대한 기본적인 수요는 아직 손상되지 않았다"며 "중국의 구리 실물 수요가 점차적으로 증가하면서 바닥권인 가격을 곧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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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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