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법' 논란, 만천하에 드러난 '아마추어 국정운영'

18개월간 미적거리다 국제회의 앞두고 부랴부랴..朴 돋보이는 것만 만기친람 '자업자득'

입력 : 2014-03-18 오후 1:59:06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원자력시설등의방호및방사능방재대책법(원자력방호방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놓고 여야 간 전운이 고조되면서 정부 여당의 아마추어 국정운영 '실력'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반대에도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를 단독으로 소집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2년 서울에서 열린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의장국이었던 대한민국은 ▲핵테러억제협약 ▲핵물질방호협약의 비준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키로 약속한 바 있다. 정부는 그해 8월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 입법을 국회에 요청했다.
 
그런데 문제는 18개월이 지나도록 이 법안이 처리가 되기는커녕 가장 최근에 열린 2월 임시국회에에서조차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간 허송세월만 하다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가 임박해서야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걸 인지한 정부가 부랴부랴 국회에 입법을 요청한 것이다.
 
새누리당도 여야 원내지도부 협상에서는 이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 채 기초연금 등으로 공방을 벌이다가 정부가 도움을 요청하자 이제야 뒷북을 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러한 여권의 행태에 대해 "갑작스럽게 문제가 되고 있는 원자력방호방재법 처리는 100% 무능한 정부, 무책임한 새누리당의 책임"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원자력방호방재법과 미방위에 계류 중인 방송법 개정안 등을 일괄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새누리당은 원자력방호방재법만 원포인트로 다루자고 하고 있어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18일 "지금 북핵 위협을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는데 핵안보와 관련해서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앞장서기는커녕 약속한 것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국제적으로 얼마나 신뢰를 잃게 되겠느냐. 그야말로 국익에 큰 손상이 갈 것"이라고 촉구했다.
 
야당이 다른 법안들과 연계해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상의 책임 전가로 풀이된다.
 
하지만 1년 6개월이 넘도록 법안 처리 협조를 국회에 요청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지금까지 법안이 처리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여권에게 있는 것으로 보여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뒤늦게 호들갑을 떨고 있는 모양새도 그렇거니와, 정부가 진작에 여당에게 협조를 부탁하지 않은 것을 놓고 서로 손발이 맞지도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탓이다.
 
'돋보이는 것'만 만기친람인 박 대통령의 국정 스타일이 결국 정홍원 국무총리에 이어 박 대통령 스스로도 나설수 밖에 없는 '발등의 불'을 만든 셈이 됐다.
 
(사진=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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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