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국가정보원 직원에게 국가보안법상 무고·날조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과 관련 '국정원 봐주기'라는 비판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증거조작 수사팀을 총괄 지휘 중인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검사장)은 18일 기자들을 만나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 날조"라며 국보법상 무고·날조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팀장은 "일각에서 모해위증 혐의와 국보법상 날조 혐의가 동일하다고 하는데 법조문을 보면 다르다"며 "국보법상 무고·날조는 전혀 없는 사실을 죄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판례를 보면 증거위조는 폭넓게 인정되고 있다"며 "국어사전만 봐도 날조는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위조는 어떤 문서의 그림자라도 따라해야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 팀장은 "현재 위조된 의혹을 받고 있는 문건이 (진본과 관계 없이)전혀 새로운 것으로 창출되었는지 확정이 돼야 국보법상 무고·날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면서 "사실관계가 확정이 되어야 법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지 심정만으로 법률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위조된 문서를 구해 국정원에 건넨 협력자 김모씨(61)와 문서 위조를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대공수사국 소속 김모 과장(김 사장)에 대해 형법상 사문서 위조 및 동 행사, 모해위증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해위증죄는 형사사건의 피의자를 모해할 목적으로 증거를 위조하거나 위조한 증거를 사용한 경우에 적용된다. 법정 형량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다.
이에 비해 국보법 12조(무고·날조) 1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이 법의 죄에 대해 무고 또는 위증을 하거나 증거를 날조한 자는 그 각조에 정한 형에 처한다'고 되어있다. 여기서 '이 법의 죄'는 형사처분을 받게 될 혐의를 말하며 이번 사건에서는 '간첩죄'다.
2항은 "범죄수사 또는 정보의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나 이를 보조하는 자 또는 이를 지휘하는 자가 직권을 남용해 1항의 행위를 한 때에도 제1항의 형과 같다"면서 "법정형의 최저가 2년 미만일 때에는 이를 2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소 징역 2년 이상을 선고하도록 해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김 과장은 국정원 직원으로 범죄수사 또는 정보의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므로 국보법이 적용된다면 12조 중 2항의 적용을 받게된다.
모해위증죄와 비교할 때 상한 10년으로 비슷한 형량이지만 하한을 두고 따지면 국보법상 무고·날조는 최소한 2년 이상이기 때문에 더 무겁게 처벌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씨와 김 과장의 문서조작 행위를 국보법상 무고·날조 혐의로 의율할 수 있다며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