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적은 비용으로 높은 이윤을 창출하던 중국의 매력은 이제 끝난 것일까.
중국의 경영환경에 부정적인 소리를 내는 미국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된 데다 정부의 규제와 환경오염 등 외부 요인도 점차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뉴스토마토DB)
19일(현지시간) 주중 미국상공회의소는 중국 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365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를 두고 마크 듀발 주중 상공회의소 회장은 "지금의 중국 경제 모델은 상당한 압박을 받고있다"고 총평했다.
그는 "성장률은 정체되고 있는 반면 비용은 증가 추세에 있다"며 "이윤이 줄고 있는 탓에 투자 계획을 철회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시장에 투입했던 4조위안의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지난 3년간 미국 기업들의 중국 내 매출 증가율은 41%에서 23%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듀발은 "매출이 꾸준히 늘고는 있지만 그 속도는 예전만 못하다"며 "더 이상 저비용 고성장 모델을 추구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제 성장 속도의 둔화 이외에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 역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응답자의 45%는 외국 기업을 표적으로 한 반독점 조사를 경영의 장애물로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유아 분유에서 통신 장비에 이르기까지 미국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NDRC는 "표적 수사는 없었다"며 부인했지만 미국 기업들의 불안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적했다.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 대사 역시 "미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악명높은 인터넷 검열도 빠지지 않았다. 응답자의 55%가 인터넷 검열이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답한 것이다.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인 구글이 중국의 검열 정책에 반발해 철수한 가운데 상당수의 기업인들은 구글 검색이나 지메일(Gmail)에 접속하기 위해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최근 대두되고 있는 환경 오염 문제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의 응답자들은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의 공기 오염이 심해지며 경영진 채용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