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애플에 힘입어 4인치 소형 LCD 시장에서 고공 행진하던
LG디스플레이(034220)에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 2012년부터 파죽지세를 보였던 모바일용 LCD 시장에서 일본, 중국 기업들에게 출하량, 매출 등 주요 지표에서 '완패'한 것.
20일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하반기 내내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 중국의 BOE에게 출하량, 매출 등 주요 지표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재팬디스플레이가 상장 자금을 바탕으로 올해 중소형 LCD 시장에 공급량을 크게 늘릴 것이 확실시돼 패널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마저 예상된다. 이만저만한 악재가 아니다.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의 4인치 LCD 패널 출하량은 총 1250만대로, 샤프(2031만대), 재팬디스플레이(1631만대), BOE(1330만대) 등에 이어 업계 4위를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3억5100만달러를 기록해 6억76만달러를 기록한 샤프, 4억8104만달러를 기록한 재팬디스플레이에 크게 뒤쳐졌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매출 총계나 출하량 총계로 보면 LG디스플레이가 소형 LCD 시장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밀리거나 바짝 추격 당하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며 "재팬디스플레이와 샤프 등 애플의 주요 협력사들이 최근 들어 완연한 부활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애플이 올해 하반기 4.7인치 아이폰6를 내놓는다는 점을 근거로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상승세를 점쳤지만, 공급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질적으로는 수익성에 기여하는 정도가 지극히 낮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형 LCD 패널 부문에서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대만 이노룩스와 AUO는 올해 세계 UHD 패널 시장에서 58%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쫓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 합계는 25%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여기에는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해 저가 UHD TV를 판매하는 중국 TV 회사들의 전략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만드는 UHD TV의 가격을 맞추기 위해서는 부품도 값싼 제품을 써야 하는데, 대만 제조사들이 이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아이폰6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일본 기업뿐만 아니라 대만, 중국 기업들까지도 대거 중소형 LCD 패널 비중을 높이고 있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대형 패널 부문에서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내수 업체들의 패널 비중이 커지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업체에게 불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8세대 공장.(사진=LG디스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