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열린 '제5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효성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석래 회장과 장남 조현준 사장, 이상운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3남 조현상 부사장의 사내이사 신임 선임안을 의결했다.ⓒNews1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이 최근 불거진 그룹 내 분란에 대해 침묵했다.
이 부회장은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열린 '제59기 정기주주총회' 직후 <뉴스토마토> 기자와 만나 최근 내홍과 관련해 심경을 묻는 질문에 "다음에 얘기하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앞서 정윤택 효성 재무본부장(CFO. 사장)은 지난 17일 사표를 제출하며 임직원들에게 이 부회장 등 최고 경영진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 그룹을 큰 혼란으로 밀어넣었다.
정 사장은 이메일에서 "최고 핵심 경영자가 이번 검찰조사시 모든 책임과 의사결정의 잘못을 회장님께 돌리고 본인만 모면하려는 자세를 견지했다"면서 "본인의 부끄러움을 모르고 임직원들에게만 책임과 신뢰경영을 강조하는 후안무치한 행동을 한다면 어느 누가 마음으로 진정 따르겠냐"고 이 부회장을 직접 겨냥했다.
그러자 장형옥 지원본부장(부사장)이 "임직원 모두는 사실과 다른 내용에 동요하지 말라"며 반박 이메일을 임직원에게 보내는 등 즉각 사후수습에 나섰다. 조석래 회장과 장남인 조현준 사장이 구속 기소를 모면하며 한 차례 숨을 돌린 상황에서 터져나온 경영진 간의 상호비방에 효성은 물론 재계는 술렁였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말 검찰에 소환돼 효성그룹 내 자금관리 실태와 해외 비자금 조성 및 역외탈세 의혹 등에 관해 조사 받았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지시로 이뤄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진술의 실체에 관해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조석래 회장 일가를 비롯해 현 경영진의 등기이사직 재임 논란에 대해서도 일체 답변을 피했다. 그는 조 회장 등 현 경영진의 향후 등기이사직 사퇴 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다음에 이야기하자"며 서둘러 주총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효성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제59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와 이사선임, 감사위원 선임과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 4건의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 조현준 사장을 사내이사로 각각 재선임했다. 또 조 회장의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한민구 서울대 교수가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