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본격적인 캠핑시즌을 앞두고 국내 아웃도어 업계에 먹구름이 끼었다. 최근 몇 년간 비수기 여름장사를 책임졌던 캠핑특수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캠핑시장 규모는 4500억원대로 추정된다. 올해는 작년대비 40% 가량 성장한 6000억원 돌파까지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캠핑시장을 선도해 온 국내 아웃도어 업계는 더 이상 웃을 수 만은 없는 입장이다.
캠핑 시장 성장 만큼 병행제품 시장도 커지면서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캠핑 시장 확대에 따른 이득이 인터넷과 대형마트 등 병행수입 업체들에게도 돌아가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명 수입 캠핑용품의 경우, 국내외 가격 차이가 심하게 벌어지면서 병행수입 확대가 본격적으로 일어나는 움직임이다.
아웃도어 업계로서는 그동안 비수기인 여름철 캠핑용품 판매로 재미를 톡톡히 봤던 터라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A사 관계자는 "2~3년 전 부터 캠핑용품 매출이 급증하면서 아웃도어는 여름철이 비수기라는 공식을 깨뜨릴 정도로 매출이 쏠쏠했다"며 "당초 올해 캠핑용품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배 이상 잡았지만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도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도 타격이 예상되지만 그보다 캠핑용품 공식 수입 업체들은 더욱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며 "대형마트까지 병행수입에 팔을 걷어부치고 물량공세에 나설 조짐이어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따라 고가 정책을 고수하던 공식 수입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 인하 조치를 내렸다.
스노우피크코리아는 일본 현지 대비 국내 가격이 두 배 가량 비싼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 이탈을 우려, 최근 잇따라 가격인하에 나섰다. 지난해 8월 25개 제품 가격을 16% 낮춘데 이어 지난달 20여종의 신제품 출시에 맞춰 전체 상품 가격을 26% 추가 인하했다.
6개월 동안 제품가격을 무려 42%나 내린 것. 그만큼 국내에서 가격거품이 심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도 가격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부 대형마트에서 캠핑용품 병행수입 전담팀까지 가동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캠핑시장에 뛰어들면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도 가격거품을 스스로 빼기 위해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처지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병행수입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 뿐 아니라 제품 다양성 측면에서도 해외 캠핑용품 전문 업체에 밀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웃도어만의 자체 기술을 적용해 기능성을 더욱 강조함으로써 차별화를 시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