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보험사 규제개혁 속도..업계 “글쎄”

생·손보협회 의견 취합..4월말까지 구체적인 방안 마련

입력 : 2014-03-29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금융당국이 박근혜 대통령의 기업 규제개혁 방침에 따라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 모양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규제완화를 통한 보험업 활성화 방안을 제출해줄 것을 전달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렸던 규제개혁의 끝장토론의 후속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건전성 수치인 보험금 지급여력(RBC) 비율을 적정선까지 낮춰 자산운용 숨통을 틔우고 다양한 자산운용을 할 수 있는 규제완화 방안을 들어보겠다는 것. 업계에서 취합된 내용을 토대로 금융당국은 4월말까지 보험업권의 규제개혁 방안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등에게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규제개혁 방안을 제출해줄 것으로 전달했다”며 “업계의 의견을 취합해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규제개격 방안은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업계는 ▲노후소득 보장 및 저소득층을 위한 연금저축 제도개선 ▲노령자 전용 건강보험상품 개발 및 보험가입 완화 ▲퇴직연금 제도개선을 통한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 지원 ▲보장성보험 소득공제 확대 ▲보험회사의 건강생활서비스업 진출허용 ▲보험사의 해외진출 활성화 지원 ▲보험사 해외환자 유치 허용 등의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손해보험업계도 ▲장기보험 및 자동차 보험료율 자율화 ▲보험금 지급여력(RBC) 비율 법규대로 적용 ▲자산운용 대체투자 제한 완화 등을 요구해온 상황이다.
 
금융당국 보험금 지급여력(RBC)비율을 200%까지 올릴 계획이었지만 150%를 유지하다가 2015년 말부터 오히려 낮추는 방안을 내놨다.
 
일부 보험사들은 이같은 소식에 후순위채 등 자본증자를 통한 RBC 비율을 200%까지 끌어올리려고 했지만 현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로 자본증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RBC규제 완화방안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봐야 하겠지만 당장 200%까지 올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다소 숨통이 틔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거창한 규제개혁보다 적극적인 영업을 막고 있는 그림자 규제나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시적 규정 없이 행해지는 구두·전화 지도 관행 등 그림자 규제가 남아 있는 한 실질적인 보험업 활성화는 어렵다는 것.
 
실제로 현재 자동차보험 적자에도 불구하고 보험료 인상을 못하고 있는 상황 등이 대표적이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일반 제조업 등의 경우 규제완화 등을 통해 경제 활성화가 쉽지만 우리나라 금융업은 보이지 않는 규제가 많아 쉽지가 않다”며 “특히 보험업의 경우 아무리 많은 규제가 완화가 되더라도 구두 지도 등 그림자 규제가 있는 한 이번 규제개혁에 많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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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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