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보일러 업계 1등 자리를 놓고
경동나비엔(009450)과 귀뚜라미 간 싸움에 공정위가 또 한번 경동의 손을 들어줬다. 경동이 사용하는 '국가대표' 문구가 객관적인 근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귀뚜라미는 양사가 제소 관련 제출서류를 공정하게 제출하지 않았다며 정확한 실적에 근거한 결과가 나와야 논란이 매듭지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1일 귀뚜라미가 ‘경동나비엔의 국가대표 보일러 광고표현이 부당하다’며 재신고한 사건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양사에 통지했다.
귀뚜라미는 지난 2012년 경동나비엔의 '국가대표 보일러' 표현이 부당하다며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제소했다. 이에 공정위는 양사 매출, 생산량, 판매량 등에 대한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작업을 거쳐 지난해 1월 광고 문구가 객관적인 근거를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귀뚜라미 측은 누적판매 실적을 기반으로 정확하게 1등을 가려내야 한다며 재신고했다. 귀뚜라미는 경동나비엔의 '국가대표 보일러'라는 광고 문구에 대해 공정위에 4건, 방심위에 2건 등 총 6건을 신고해, 4건에 대해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국내1등'의 문구에 대해서도 공정위에 제소를 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귀뚜라미가 누적판매량에서는 지금까지 단 1번(2011년)을 제외하고는 1등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며 "제소 관련 서류를 제출할 때 우리는 보일러 매출 실적만 제출했는데, 경동 측은 다른 부문 매출실적까지 제출해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12년 '국가대표' 문구에 대해 제소할 때 '국내 1등' 문구도 함께 제소했다가 판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 '국내1등'에 대한 제소는 취하했다"며 "하지만 공정위에서는 경동나비엔이 단 한번이라도 매출 기준 1등을 한 기록이 있기 때문에 '국가대표'라는 문구를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결론을 내려 지난해 '국내1등' 문구에 대해서도 제소를 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80년대는 귀뚜라미가 국내시장을 주도했지만 90년대 후반 들어 린나이에 1등 자리를 빼앗겼고, 2003년부터는 경동, 린나이, 귀뚜라미 등 3개사 점유율이 잠깐 비슷했다가, 2005년부터는 분명하게 경동이 업계 1등에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했다"며 "귀뚜라미가 국내에서 보일러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해 자부심이 있는 것까지는 인정하지만 명확한 근거 없이 수차례 제소 카드를 남발하면서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건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반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