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경선 일정을 앞둔 새누리당이 난관에 봉착했다. 진원지는 최대 격전지로 손꼽히는 '서울'이다.
지난 27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홍문종 사무총장)는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빅3'(김황식·이혜훈·정몽준)를 확정했다. 이에 양자구도를 내심 기대했던 김황식 전 총리 측이 크게 반발했고 급기야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경선 일정 보이콧까지 선언했다.
김 전 총리 캠프의 이성헌 전 의원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당 지도부, 특히 공천위의 처사로 인해 김 전 총리가 마치 특혜에 기대려는 사람처럼 일방 매도되고 있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음 날인 28일 오전에는 김 후보 캠프 측 유성식 대변인이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지켜본 뒤 일정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후 윤원중 특보단장은 직접 황우여 대표를 만나 김 전 총리의 항의 서한을 전달하며 "지금까지 잘못된 조치에 대한 분명한 설명·해명과 관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 등 적절한 조치를 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 김황식(왼쪽) 전 국무총리과 황우여(오른쪽) 새누리당 대표 ⓒNews1
김 전 총리의 강경 일변도에 지도부 난처한 입장이 됐다. 공천위가 결정한 사항을 지도부가 번복하기가 쉽지 않고 이 과정에서 또다시 박심 및 특정 후보 밀어주기 의혹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경선 과정의 잡음이 길어질 경우 자칫 소모적인 집안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이미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부터 경선 내홍으로 수차례 몸살을 앓은 바 있다. 빠른 교통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이날 황 대표는 윤 단장을 만나 "당 대표로서 김 후보가 어느 점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 최고위원들과 의논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공천위에게 전달해 엄정하고 공정한 경선을 꼭 이루어 내도록 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공천위 위원장인 홍문종 사무총장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듯 서울시장 경선에 대해 침묵했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장고에 들어간 김 전 총리의 주말 경선 일정 재개 역시 관건이다.
통상 선거 일정에서 주말은 중요한 포인트다. 일반 시민들이 군집하는 대규모 행사가 몰려있고 언론 노출 효과 역시 배가된다. 따라서 김 전 총리 측이 주말 일정까지 포기하며 지도부를 압박할지 주목된다.
한편 이 전 최고위원과 정 의원은 비교적 담담하게 경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두 후보는 김 전 총리가 결국에는 경선 일정에 합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 최고위원은 경선 후보 결과 발표 후 삼자회동을 제안했고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악법도 법"이라며 김 전 총리의 합류를 기대했다.
정 의원은 김 전 총리보다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대립각을 펼치고 있다. 정 의원은 경선 결과 발표에는 공식적인 논평을 하지 않았지만 박 시장과는 천안함 발언과 경전철 사업을 가지고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