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업 주가하락, 매수 기회인가

입력 : 2014-03-30 오전 10:33:17
[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최근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의 계속되는 주가 하락에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에 대한 거품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1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수익성 검증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SNS 기업들의 주가 하락..동조화 현상
 
페이스북, 트위터, NAVER(035420) 등의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기업들이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지난 2012년 1월 34만원에 시작했던 NAVER(035420)는 이달 초 88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현재 고점 대비 11.36% 하락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역시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각각 16.8%, 36.70% 급락했다.
 
페이스북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시점이 11일로, NAVER의 최고가 경신 시점과 비슷하다는 데서 현재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주가 조정이 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데 증권가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밸류에이션 격차 확대..수익성 검증 필요해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 하락 원인이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종이 애플과 삼성전자 등 IT 하드웨어 업종과의 격차가 확대되고, 수익 모델에 대한 우려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해 NAVER와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과거 최고치를 넘어서며 부담감이 확대된 가운데 그동안 랠리를 보이던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의 수익성 검증 과정이 부족했던 점”을 주가 조정 원인으로 분석했다.
 
또 최근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인수합병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월 세계 1위 모바일 메시징 기업 ‘왓츠앱’을 190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이달에는 가상현실 기기 업체인 ‘오큘러스’를 23억달러에 인수했다.
 
구글 역시 홈 오토메이션 분야의 벤처기업 ‘네스트 랩스’를 32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로봇 공학 회사에 투자하는 등 IT 생태계에서의 지속성장 전략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당장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기업까지도 타깃으로 한 공격적인 인수합병이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라인 성장성 유효..주가 조정은 매수 기회
 
한편 전망에 있어서는 증권가 시각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3월 들어 NAVER에 대한 매매 주체들의 수급 차이가 이를 방증한다.
 
외국인은 지난 3월11일부터 지속적으로 NAVER를 매도하고 있는 반면 기관은 매수에 나서고 있어 NAVER의 주가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성장성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NAVER에 대한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현재 조정의 가장 큰 원인인 밸류에이션 격차 확대는 일시적인 불안 요인으로, 결국 성장성 확인이 향후 주가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박정엽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인터넷 업종의 랠리와 하락기가 있었으나 밸류에이션 부담만으로 주가 하락이 시작된 적은 없었다”며 “밸류에이션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성장성이라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모바일 생태계의 지형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미국의 와츠앱과 NAVER의 라인 등 멀티미디어 메세징 서비스(MMS)로 변화하고 있다”며 “개인 인식 기준이 이메일 주소에 기반하는 ‘싸이월드’와 ‘아이러브스쿨’ 등 온라인 네트워킹 서비스는 장기간 지속되지 못했고, 휴대폰 번호가 인식 기준이 되는 카카오스토리, BAND 등의 모바일 네트워킹 서비스가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에 국한됐던 성장성 우려도 라인의 매출 다변화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달 출시한 첫 안드로이드폰 ‘노키아X’에 NAVER의 라인을 전면 채용하고 MMS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향후 라인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또 미국에서는 구글 플레이 다운로드 기준으로 라인 애플리케이션이 100위권에서 26위권으로 급등했고, 2월 라인 누적 다운로드 수는 1천만명을 넘어서 북미 시장의 성공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라인의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수익 모델로 검증될 경우 주가는 재차 반등할 것”이라며 매수를 권고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를 확인한 가운데 현재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 동조 현상으로 인한 하락은 NAVER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 94만원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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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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