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한화가 롯데와의 개막전을 이기면서 2009년 이후 5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전날 열릴 예정이던 한화와 롯데의 개막 경기는 우천 취소돼 31일로 순연됐고, 한화와 롯데는 올시즌 첫 월요일 경기를 치르게 됐다.
올해 개막 2연전을 모두 치른 3구장은 야구 꽃인 홈런이 최근 개화하는 벚꽃만큼 활짝 피었다. 특히 지난해 류현진과 올해 오승환과 윤석민 등의 리그를 대표할만한 투수들이 해외무대로 빠졌고,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빛나면서 초반 타고투저 현상은 돋보여졌다.
실제로 지난해 개막 2연전 8경기 홈런 총계는 10개에 불과하나, 올해 개막 2연전 7경기 홈런 수는 14개다. 경기당 터진 홈런이 1.25개서 2개로 급증했다. 게다가 한국에서 '대형 구장'의 대표로서 손꼽히는 잠실에서 홈런포가 5개나 기록됐다.
◇'이진영 만루포' LG, 두산에 11-1 완승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30일 경기는 전날 패배한 LG가 두산에게 치욕을 갚는 설욕전이 됐다.
선취점은 LG가 기록했다. LG는 1회 두산 선발인 노경은의 투구 난조로 인해 선두타자 박용택 이후 이진영과 정성훈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하고 팀의 외국인 4번 타자인 벨도 우전안타로 나서 1사 만루 찬스를 엮었다. 이때 타석에 오른 이병규(9번)가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치며 정성훈은 물론 이진영도 홈으로 들어왔다.
두산은 바로 반격에 나섰다. 2회 1사 이후로 이원석의 볼넷과 상태 폭투에 양의지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득점 찬스에 나온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이원석이 홈을 밟았다.
하지만 LG는 오히려 더욱 빠르게 달아났다. 3회 1사 이후 정성훈이 볼넷으로 출루한 상황에 벨이 우익수 뒷 담장을 넘긴 비거리 115m짜리 홈런을 날린 것이다.
두산 선발 노경은은 5회 선두타자 정성훈과 뒤이은 벨에에 연이어 안타를 내주자 교체됐다. 그렇지만 교체돼 마운드에 올라선 투수 정대현도 LG의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5회 무사 1, 3루 상황에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두명의 이병규에게 연이어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결국 허무하게 점수를 줬다. 정대현은 뒤이은 손주인에게 중전안타도 내주며 벨이 홈을 밟게 했다. 정대현은 결국 신인투수 최병욱에게 마운드를 주고 내려왔다. 하지만 무사 만루인 두산의 위기 상황은 여전히 계속됐다.
이진영은 최병욱의 2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25m짜리 초대형 만루포를 쳤다. 5회를 지난 상황에서 LG는 11-1로 앞섰다. 두산은 물론 어느 팀이든 쉽게 역전이 힘든 큰폭의 점수 차다.
결국 LG는 14-4 대승을 거두며 전날 개막전 패배를 설욕했다. LG의 선발로 나선 임지섭은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경기 승리 투수의 기쁨을 누렸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만원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잠실 야구장은 개막 2연전 모두 매진됐다. ⓒNews1
◇'박정권 결승포' SK, 넥센 꺾고 전날 패배 갚아
인천 문학서 열린 넥센과 SK의 경기는 SK의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전날 8-3으로 이긴 넥센은 이날 4-6으로 패해, 양팀은 서로 1승씩 주고 받았다.
이날 선취점은 넥센이 기록했다. 2번 이성열이 출루한 상황에서 3번 이택근이 SK의 외국인 투수 울프의 3구째를 좌중간 담장 상단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대포로 이었다.
하지만 SK는 곧바로 반격했다. SK는 김강민과 조동화의 연속 볼넷과 넥센 실책의 의한 출루까지 겹치면서 바로 1사 만루의 찬스를 엮었다. 김상현이 삼진으로 물러난 후 타석에 오른 박정권은 유격수 왼쪽으로 내야 안타를 치면서 김상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SK는 4회 전세를 엎었다. 선두타자 박정권이 출루한 상황에서 조인성이 우익수 뒤쪽으로 날아가는 비거리 115m짜리 홈런을 쳐낸 것이다. 2-1로 뒤진 SK가 2-3으로 승기를 잡았다.
SK는 8회초 넥센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넥센 선두타자 이택근을 시작으로 타선 주축인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이 4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2점을 얻었다.
그러나 SK가 다시 기운을 내면서 재역전을 이뤄냈다. 8회말 2사 1, 2루 기회에 나주환이 우익수 키를 넘겨 오른쪽에 닿는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든데 이어, 계속된 2사 2, 3루에서 조인성이 중견수 앞으로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해 6-4로 경기를 뒤집었다.
SK 선발 울프는 6이닝동안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12명의 타자에게 땅볼을 유도하며 땅볼유도 능력이 뛰어남을 보였다. 팀의 4번째 투수로 8회초 오른 박정배(0.2이닝 1볼넷 2탈삼진)가 승리를 챙겼고, 9회 올라선 박희수가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나바로 4타점' 삼성, KIA 제치고 전날 패배 설욕
대구 경기는 전날 패하며 3년 연속 개막 경기 패배했던 삼성이 KIA를 꺾으며 8-5로 승리했다.
선취점은 삼성이 뽑아냈다. 1회 선두타자 정형식이 우전 안타로 출루하자 외국인 타자 나바로가 송은범의 초구를 비거리 110m짜리 대포로 연결한 것이다.
KIA는 3회초 투구 난조를 보인 밴덴헐크를 흔들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차일목의 볼넷과 김선빈과 이대형의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든 KIA는 결국 김주찬의 밀어내기 볼넷에 첫 점수를 냈다. 김선빈은 이범호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밀어내기 형태로 홈을 밟았고, 이대형도 신종길의 내야 땅볼에 맞춰 홈에 들어왔다.
하지만 삼성의 반격이 곧바로 이어졌다. 4회 1사 이후 이승엽의 좌전 안타와 박한이의 내야 땅볼에 이흥련의 사구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 김상수의 땅볼과 상대 실책까지 겹치며 2점을 냈고, 나바로가 2타점을 내는 3루타를 뽑아내며 KIA와의 격차를 키웠다.
KIA는 6회초 두번째 타자인 필이 초구를 좌익수 뒷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비거리 115m)으로 점수를 냈고, 삼성은 6회말 1아웃 이후로 김상수의 2루타와 정형식의 적시타를 엮으며 1점을 뽑았다. 삼성은 7회 박석민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KIA는 9회초 1점을 내는데 그쳤고, 결국 경기는 삼성 승리로 끝났다.
◇30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간의 경기에서 만원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한화, 4-2로 롯데 꺾어..최근 5년 만에 개막전勝
롯데는 전날 한화와 치를 예정이던 사직 경기가 우천 순연되며 롯데는 이날 경기가 홈에서 치르는 개막 경기가 됐다.
롯데는 올시즌 처음 치르는 경기를 4-2로 아쉽게 패했다. 반면 케일럽 클레이가 호투하고 고동진이 홈런을 쳐낸 한화는 2009년 이후 5년 만의 개막전 승리를 기록하며 기분좋은 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선취점은 한화가 기록했다. 한화는 2회 2사 이후로 김민수와 이용규의 연속 안타와 정근우의 볼넷을 엮어 2사 만루의 점수를 낼 찬스를 엮었다. 이때 타석에 오른 3번 한화의 외국인 타자 피에가 롯데의 선발 송승준의 2구째 공을 2타점 적시타로 이어 리드를 잡았다. 우중간을 가르는 피에의 안타에 김민수와 이용규가 차례로 손쉽게 들어왔다.
한화는 4회 또한 2사 이후로 득점했다. 피에가 좌전 안타와 도루로 2루에 진루한 상황에 김태균의 좌중간 2루타가 터지며, 피에가 홈을 밟은 것이다.
홈팀 롯데는 5회 점수를 냈다. 선두타자 문규현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면서 출루하고 김문호의 땅볼에 3루로 진루한 상황에서, 이승화의 우전안타에 문규현이 홈으로 들어온 것이다.
롯데는 6회 또한 2사 이후로 박종윤이 클레이의 136㎞ 커터를 우익수의 뒷쪽으로 넘기는 비거리 105m짜리 홈런을 쳐냈다. 어느새 1점차까지 붙었다.
그러나 한화는 7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구원등판한 크리스 옥스프링을 상대로 비거리 110m 우월 솔로 홈런을 때리며 다시 4-2로 스코어를 벌렸다. 이때 벌어진 점수는 결국 경기 끝까지 이어졌고 한화는 승리했다.
한화 선발 클레이는 이날 '5.2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한국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이후 한화는 최영환과 박정진, 김혁민, 송창식 순서로 마운드에 올라 남은 이닝을 실점없이 막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