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1분기 실적 '먹구름'

롯데케미칼, 영업이익 감소 최대..한화케미칼, 흑자전환 기대

입력 : 2014-03-31 오후 5:33:01
◇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세계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국내 기업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의 수요가 약세를 보인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LG화학(051910)롯데케미칼(011170), 금호석유(011780)화학 모두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케미칼(009830)만이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다만 절반의 성공에 그친 회복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사업부문은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주력인 석유화학사업 부문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3500억원대 내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3190억원, 322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4089억원) 대비 각각 22%, 21% 급감한 수치다. 현대증권은 지난해보다 12.4% 줄어든 358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악화의 주범은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요약된다.
 
고부가 합성수지(ABS)와 폴리염화비닐(PVC) 등 일부제품 판가가 상승했지만, 합성고무와 아크릴/가소제의 판가 하락을 상쇄하기에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알짜사업으로 통하는 정보전자소재사업 부문이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든 것도 영업이익 감소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부문과 정보전자소재 모두 제품 가격은 하락하고 수익성 회복은 지연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정보전자소재는 편광필름 출하량 감소로 인해, 2차전지의 경우 계절적 수요둔화로 실적개선이 더뎠다"고 말했다.
 
범용제품 위주인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은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803억원, 885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 급감한 수치다.
 
무엇보다 중국발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의 장기불황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PTA는 파라자일렌(PX)을 가공한 물질로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섬유, 타이어코드, 필름, 병, 도료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롯데케미칼은 파라자일렌은 물론 PTA를 생산하고 있어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보다 실적 하락폭이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파라자일렌과 에틸렌 등이 속한 기초유분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 고순도 테레프탈산 등을 생산하는 모노머 사업부문은 28%에 달한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유동성 축소 및 구조조정에 따라 주요제품 마진이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분기 8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한화케미칼은 흑자전환이 점쳐진다. 그간 실적의 복병이었던 태양광사업 부문이 흑자로 돌아서며 다소나마 실적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동양증권과 NH농협증권은 한화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353억원, 368억원으로 추정했다. 특히 '돈먹는 하마'로 전락한 태양광사업 부문은 80억원대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이 예상됐다. 반면 주력인 유화사업 부문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1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금호석유화학은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779억원) 대비 70% 이상 감소하며 200억원대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력인 합성고무 사업이 중국발 악재에 발목이 잡힌 탓이 컸다. 합성고무 수요는 통상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는데, 올해는 중국 내 재고 소진이 지연되면서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올 1분기는 석유화학 제품의 시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면서 "특히 국내 업체들의 수출 비중이 가장 큰 중국 시장이 침체에 놓인 게 실적 부진의 직격탄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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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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