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기자] '서울시 공무원 증거조작 의혹’ 사건에서 드러난 국가정보원의 증거조작행위는 중국 내 조직과 인맥을 총동원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간첩증거 위조 의혹 수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31일 증거기록 위조에 개입한 혐의로 국정원 협조자 김모씨(61)와 국정원 김모 과장(일명 김 사장)을 구속기소했다.
◇'혐의 입증용' 위조 문건 총 6건
검찰에 따르면 이들이 피고인 유우성씨의 간첩혐의를 입증하겠다는 취지로 위조한 문건은 모두 6건이다.
화룡시 공안국이 유씨의 출입경기록를 발급해줬다는 내용이 담긴 '화룡시 공안국 명의의 회신공문'과 유씨 변호인 측의 싼허변방검사참 명의의 정황설명서를 반박하기 위한 문건 5건이다.
정황설명서 반박 문건들은 ▲'유우성씨 출입경기록 정황설명 일사적답복' ▲일사적답복이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발급됐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거보재료' ▲이 문서들이 싼허변방검사참으로부터 작성됐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확인서' ▲연변조선족자치주 공안국 출입경관리국 명의의 '출입경기록'과 ▲이를 증명해주는 '공증서' 등이다.
이 가운데 화룡시 공안국 명의의 회신공문과 삼합변방검사참의 확인서 위조에는 주선영총영사관 이인철 영사가 개입됐다.
김 과장은 최근 자살을 시도한 권모 과장과 함께 유씨의 간첩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내부회의를 거듭 거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영사 김 과장 등 지시로 위조문서 검찰로
이들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유씨의 간첩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보고 회의를 거쳐 문서들을 위조하기로 결정했다. 이 영사는 이들의 지시를 받고 해당 문서들을 위조하고 문서들을 검찰로 보냈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김씨의 중국 현지 인맥을 최대한 활용했다. 자신들이 원하는 증거를 얻기 위해위조의 대가를 지급하거나 중국 기관의 관인 위조 등을 묵인하는 등의 행위도 서슴치 않았다.
싼허변방검사참 명의의 위조를 위조하는 과정에는 김씨의 인맥인 리모씨가 등장한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10일경 리씨를 만나 문서들을 위조하기로 공모하는 한편, 리씨에게 수수료 4만위안(한화 약 740만원)의 지급을 약속한다.
김씨는 리씨와 함께 중국 내 위조업자를 찾아가 삼합변방검사참 명의의 관인 제작을 의뢰해 이를 위조문서에 사용하기도 했다.
김씨는 유씨의 연변자치주 명의의 출입경기록을 위조하는 과정에도 리씨와 함께 등장한다.
◇변호인 제출 출입경기록 스캔해 위조
김씨는 변호인이 제출한 유씨의 출입경기록 사본을 스캔해 주석부분을 삭제하고 검찰의 공소사실과 부합하는 내용이 담긴 주석으로 위조한 문서를 만들어냈다.
아울러 김씨는 이와 같이 위조한 출입경기록에 대해 공증 및 지린성 외사판공실 인증을 받은 것처럼 꾸미기 위해 리씨를 다시 활용했다.
김씨는 리씨의 자동차운전면허증에 대한 공증서와 외사판공실 인증서를 이용했다. 위조업자를 만나 리씨가 받은 인증서를 통해 출입경 기록에 대한 공증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조사결과 김씨의 위조행위는 모두 김 과장과 협의하거나 부탁을 받고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김 과장은 검찰조사과정에서 "나도 김씨에게 속았다"며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했다.
◇검찰이 위조됐다고 결론을 내린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관련 국가정보원 제공 문건들(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