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정원 직원·증거위조 협조자 구속 기소(종합)

김 과장, 권 과장과 함께 화룡시 공안국 확인서 위조지시
사문서위조·모해위증 적용..김 과장은 공문서 위조 추가적용

입력 : 2014-03-31 오후 4:20:24
 
[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증거기록 위조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정보원 협조자 김모씨(61·구속)와 국정원 김 모 과장(일명 김 사장·구속)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간첩증거 위조 의혹 수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31일 김 과장과 김씨를 모해증거위조 및 모해위조증거 사용,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과장에게는 허위공문서작성과 허위작성공문서행사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었던 지난해 6월경 주선양총영사관을 통해 지린성 공안청을 상대로 유씨의 출입경기록을 요청했으나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출입경기록 제출을 거부당했다.
 
이에 김 과장은 유씨 재판을 위한 증거기록을 얻기 위해 김씨를 통해 2013년 9월26일자 화룡시 공안국 출입경관리과 명의의 유씨의 출입경기록을 입수한 후 이를 공판담당 검사에게 전달하고 증거로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공판담당 검사가 출입경기록이 실제 화룡시 공안국에서 발급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해 10월 외교부를 통해 출입경기록 발급사실을 확인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자 김 과장과 최근 자살을 시도한 국정원 권모 과장 등은 비정상적으로 문서들을 입수했다는 사실을 숨기기로 했다.
 
이들은 내부회의를 거쳐 국정원 파견 주선양총영사관 이인철 영사를 통해 화룡시 공안국에 팩스를 발송하되, 성명불상자에게 팩스를 보내는 시간을 알려줘 화룡시 공안국 책임자가 공문을 받아보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성명불상자로 하여금 화룡시 공안국 명의의 발급사실 확인 회신 공문을 위조하도록 한 다음 이를 허룽시 공안국이 정식으로 발송한 것처럼 속여 대검찰청에 회신하도록 했다.
 
검찰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김 과장과 권 과장이 함께 '화룡시 공안국 명의 회신 공문'을 위조해 유씨를 모해할 목적으로 이를 사용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과장 등은 지난해 12월6일 항소심 3회 공판에서 유씨 측 변호인이 재판부에 삼합변방검사참 명의로 작성된 '정황설명서'를 제출하면서 "유씨의 입국 기록은 컴퓨터 프로그램 오류로 인한 기록이다. 검사가 제출한 허룽시 공안국 출임경기록은 위조된 것이다"는 주장을 하자 이를 반박할 자료를 탐색했다.
 
김 과장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등에서 김씨를 만나 정황설명서 등에 대해 설명한 후 "변호인 측이 제출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이 담긴 확인서를 마련해 달라"는 부탁을 했고, 김씨는 이에 대해 "가짜로 만드는 수 밖에 없다. 문제될 리는 없으니 걱정 말라"며 확인서 위조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리모씨를 통해 "변호인 측이 제출한 정황설명은 결재 없이 발급된 것이고 유씨 출입경기록에서 발견된 착오는 '출(出)'을 '입(入)'으로 잘못 입력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 담긴 삼합변방검사참 명의의 '유우성 출입경기록 정황설명 일사적답복'을 발급받았다.
 
김씨는 리씨로부터 수수료 4만위안(한화 약 740만원)을 요구받자 김 과장에게 전화해 지급이 가능한지 문의하고, 김 과장으로부터 지급이 가능하다는 확인을 받자 '일사적답복'과 함께 "삽합변방검사참에서 유씨에게 위법한 정황설명서를 발급했다"는 내용의 범죄신고서 '거보재료'도 함께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과장은 위조된 '일사적답복'과 '거보재료'를 수사팀에 제공함과 동시에 재판부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목적으로 이 문서들이 삼합변방검사참에서 발급됐다는 사실을 확인받기 위해 이 영사 명의의 허위 확인서를 작성하고 이를 재판부에 제출한 혐의도 있다.
 
김 과장은 이어 올해 2월에도 김씨와 함께 "유씨가 2006년 5월27일경 중국에서 북한으로 출경하고 2006년 6월10일경 북한에서 중국으로 입경한 사실을 보다 확실하게 뒷받침할 자료가 필요하다"며 증거로 제출할 출입경기록과 공증서 각 1부씩을 위조하기로 공모했다.
 
김씨는 유씨의 변호인이 제출한 유씨 출입경기록사본을 스캔한 후 주석 등을 삭제해 연변조선족자치국 공안부 출입경관리국 명의의 '출입경기록'을 위조하고 이에 대한 공증서도 함께 위조해 김 과장에게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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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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