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위즈가 1일 오후 열린 경찰청과의 경기에서 18-3으로 대승했다. 사진은 이날 5번타자 겸 3루수로 나선 문상철이 타격하는 모습.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 제10구단' KT위즈가 프로 데뷔 무대에서 김사연이 기록한 사이클링히트를 포함한 17안타를 몰아치면서 데뷔전을 18-3이란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기분좋은 '완승'이다.
KT는 1일 오후 경찰야구장(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내유동)에서 진행된 경찰청 야구단과의 프로야구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 장단 17안타를 앞세워 18-3의 대승을 거뒀다.
조범현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처음 치르는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기쁘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수비에서 더블 플레이가 안 되는 등 아쉬운 점이 적잖다.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적극 살리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중반부터 큰 점수 차로 치고 나간 KT, 결국 데뷔전 대승
선취점은 KT가 기록했다. 문상철이 타석에 오른 1회 2사 2, 3루 상황에서 3루의 김사연과 2루의 신명철이 이중도루를 시도해 깜작 득점을 올린 것이다. 상대가 전혀 예상해내지 못한 재빠른 플레이였다.
하지만 KT의 리드 상황은 오래 가지 못했다. 이날 KT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이 고전해 결국 경기 초반의 흐름을 상대에게 빼앗긴 것이다. 박세웅은 1사 1루 상황에서 유민상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리드 상황을 내줬으며, 이어서 3회에는 선두타자 김인태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다만 KT는 5회부터 힘을 냈다. 예열을 마친 빼어난 기계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5회 2사 1루 상황에서 신명철은 경찰청의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진야곱의 초구를 공략해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쳐냈다. 그렇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KT는 6회 5점, 7회 3점, 8회 5점, 9회 2점 등 경기 후반 총 15점을 연신 써냈다.
타순을 돌아 11번의 타순이 돌아온 6회에는 3안타 4사사구(3볼넷, 1사구)와 상대의 실책이 겹쳐 5점을 냈다. 7회에는 무사 1, 2루 상황에서 김사연의 적시 2루타와 함께 신명철의 우전 적시타가 겹쳐 2점을 냈다. 조중근이 2루수-1루수 병살타를 쳤지만 김사연은 병살을 피해 재빨리 득점했다.
팀이 11-3으로 앞선 8회 2사 1, 2루 상황에는 김사연이 좌월 3점포를 쳤고, 신명철 볼넷-조중근 상대 실책-김동명 사구 등으로 만든 2사 만루 찬스에 문상철이 2타점을 엮은 2루타로 추가점을 얻었다.
KT의 폭격은 경기 끝까지 계속 이어졌다. 9회초의 선두타자 김민혁이 우중간을 통타하는 3루타로 기분좋게 시작하자, 안승한이 우전 안타를 기록하며 3루의 김민혁을 홈으로 쉽게 불렀다. 이후 무사 만루에서 3루의 안승한이 홈을 밟아 팀의 이날 마지막 점수를 썼다.
◇KT위즈가 1일 오후 열린 경찰청과의 경기에서 18-3으로 대승했다. 사진은 경기 종료 직후 프로 데뷔전 승리를 자축하는 선수단. (사진=이준혁 기자)
◇김사연의 후반 사이클링 히트·베테랑 신명철의 부활타
이날 경기에서 KT의 타선을 이끈 선수는 김사연(26)과 신명철(35)로 나뉜다.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김사연은 팀의 첫 공식 경기에서 3루타(6회)-2루타(7회)-홈런(8회)-1루타(9회)를 차례로 때리면서 대승과 함께 KT의 또 다른 좋은 기억을 만들었다.
퓨처스(2군)리그의 사이클링 히트는 역대 21번 나왔다. 최근 사례는 삼성 문선엽이 경찰청 소속으로 지난해 6월6일 구리 LG트윈스 상대 경기에 출전해 기록했던 것이다.
지난 2008년 한화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이래 주로 2군에서 뛰던 김사연은 지난해 열린 2차드래프트를 통해 KT에서 새출발을 하게 됐다. 결국 세 번째 소속 팀에서 기분좋은 기록을 냈다.
2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신명철은 팀의 동점 투런포를 날렸다. 이밖에도 신명철은 자신에게 찾아온 좋은 기회를 살려 맏형의 입장에서 든든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결국 이날 신명철과 김사연은 마치 경기 전 약속을 했던 것처럼 둘 다 '5타수 4안타 2볼넷'의 좋은 성과를 냈다. 중심 타선의 차례가 오기 전에 맛난 밥상을 계속 차려둔 것이다.
◇KT위즈가 1일 오후 열린 경찰청과의 경기에서 18-3으로 대승했다. 사진은 경기 종료 직후 선수들에게 이날 경기에 대해 평가하며 격려하는 조범현 감독. (사진=이준혁 기자)
◇조범현 감독 "경험을 쌓은 것이다. 자신감 갖고 즐기자"
조범현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이날 빼어난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을 거명하며 "퓨처스리그지만 개막전이라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아직 첫 게임 경험인데 앞으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적극 살리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감을 갖고 방망이를 돌려야 할 것이다. 실수를 해도 공격적으로 하라"며 "스프링캠프에서 많은 연습을 했다. 여유를 찾게 된다면 그간 제 실력을 충분하게 발휘할 수 있다"면서 "경기에서 자신감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분명히 짚었다. 조 감독은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수비에서 더블 플레이가 안 되는 등 아쉬운 점이 적잖다"며 "충분히 병살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아웃카운트를 하나만 올렸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량 실점의 빌미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여러모로 수비는 아쉬웠다"면서 "다만 우리(KT)선수들이 아직 어리다. 계속 훈련을 하면서 수비를 더욱 다듬겠다.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깨닫는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