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사연.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 1일 열린 '프로야구 제10구단' KT위즈의 프로 첫 정규 경기에선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쏟아졌다. '18-3'이란 대승도 있고, 다시 시작하는 신명철의 멋진 동점 홈런도 있다. 그리고 6~9회 좋은 기회를 잡아 수립된 사이클링 히트의 대기록도 있다.
◇"사이클링 히트를 위해 장타를 쳐도 멈출까?"
이날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던 KT의 '리드오프' 김사연(26)은 타석에 7번 올라 '5타수 4안타 2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사이클링 히트는 퓨처스(2군)리그의 역대 21번째 기록이다.
1회 첫 타석 볼넷으로 나선 후 홈스틸로 홈을 밟은 김사연은 이후 6회까지 볼넷 하나를 더하는데 그쳤다. 그냥 '이중도루 홈스틸'의 기록 하나를 남기며 평범한 개막 경기를 마칠 것처럼 보였다.
김사연의 사이클링 히트는 6회 뒤늦게 포문을 열었다. 6회초 4번째 타석에 중견수를 넘기는 큼지막한 2타점 3루타를 기록한 것이다.
김사연은 7회 우익수 쪽으로 2루타를 쳤다. 8회에는 좌측 폴대를 향한 3점짜리 홈런을 날렸다. 사이클링 히트를 위해 이제 남은 것은 단타 뿐이다.
김사연은 9회초를 회상하며 "(사이클링 히트 기록이 머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며 "초구를 보고 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렸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당시 걱정도 잠시 들었다. 그는 "마지막 타석에서 이숭용 타격 코치님과 잠시 얘기를 나눴다. 펜스가 짧아서 본의 아니게 2루타를 친다면 과연 뛰어야 하나 뛰지 말까 고민을 했다"면서 "일부러 전력을 다해서 뛰는 척 하다 넘어져 멈춰라, 세게 치지 마라, 등의 농담도 주변에서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다행히도 짧은 안타를 치면서 편하게 있는 힘껏 달렸다"고 말했다. 사이클링 히트에 단타 한 개만 남겨둔 상태에서 나오는 행복한 고민이다.
◇사연 많은 김사연, KT를 이끌 마법사 될까?
김사연은 이름 그대로 사연이 많다. 세광고를 졸업한 후 2007년 연고권이 있는 한화에 신고선수 신분으로 입단해 이후 3년간 2군을 맴돌다가 군에 입대했다. 하지만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방출됐고 넥센 2군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을 펼쳤다. 이어 지난해 열린 2차드래프트를 통해 KT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넥센 당시 기록을 보면 97경기에서 '1홈런 31타점 27도루, 타율 0.290'의 기록을 써냈다. 발이 빠르고 타율도 나쁘지 않은 전형적인 톱타자의 모습이다.
김사연의 꿈은 소박했다. 그는 "3번째 팀이다. 전에 올렸던 성적에 비해 나은 성적을 내서 올해 반드시 기회를 잡고 싶다. 많이 뛰고 싶다"고 말했다.
조범현 감독도 김사연을 눈여겨보는 모습이다. 조 감독은 "김사연은 개인적으로 정말 매력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발이 빠르고 펀치도 좋다. 2군에서 오래 생활했는데 어떻게해야 할지 마음가짐이 훌륭한 선수다. 앞으로의 장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