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지난달 미국의 고용시장이 한파의 영향을 딛고 넉달만에 가장 큰 개선세를 보였을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발표된 민간 고용지표나 자동차판매 실적이 호조를 나타내며 고용자수가 예상보다 더 크게 증가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한파의 영향이 다소 남았을 수는 있지만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오는 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3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20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월 추위가 풀리며 17만5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된 데 이어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업률도 전달보다 0.1% 하락한 6.6%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3월 일자리 증가폭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22만~25만명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한파의 영향에서 벗어난 만큼 그동안 추운 날씨에 움츠렸던 소매업과 건설업,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강한 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앞서 발표된 오토데이터프로세싱(ADP)의 민간부문 일자리 증가폭은 전달보다 크게 증가한 19만1000개로 집계됐다. 당초 13만9000개 늘어난 것으로 발표됐던 2월 민간부문 일자리는 17만8000개로 대폭 상향조정됐으나, 3월 통계가 이를 웃돈 것이다. 3월 자동차 판매량이 예상치를 뛰어넘은 1640만대를 기록한 것도 수요가 개선됐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한파의 영향이 모두 사라졌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날씨의 영향이 이어지긴 하겠지만 올초 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발표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한파의 영향이 일부 이어지며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을 기록했으나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따라 고용지표가 기대이하로 나오더라도 경기회복세의 후퇴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스틱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월 지표가 확실히 나아질지는 잘 모르겠다"며 4월과 5월에 좀 더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고용시장은 느리지만 꾸준하게 확장되며 미국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부적으로는 노동시장 참가율이나 주당 근무시간, 시간당 임금, 비정규직 고용자 수 등이 고용지표의 질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구직 단념자와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 등이 늘면서 노동시장 참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경제활동이 가능한 성인 가운데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63%까지 떨어졌다. 자넷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최근 노동시장 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연준의 경기부양책을 시사하기도 했다.
높은 비정규직 비율도 연준의 골칫거리다. 현재 미국의 비정규직 고용자는 720만명에 달한다. 옐런 의장은 "이는 연준이 실업률이 6.7%로 떨어졌을 것으로 가정하고 예상했던 비정규직 근로자 수치보다 많다"며 "실제 노동시장은 실업률이 가리키는 것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주당 근무시간은 3년만에 최저인 34.2시간으로 감소했으나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비관리직(non-supervisory)의 임금인상 영향으로 2년반만에 최고치인 0.4%를 기록했다. 만약 3월지표에서 임금인상이 전업종에 걸쳐서 나타나는 가운데 주당 근무시간이 감소할 경우 임금인상으로 인한 고용시장의 정체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3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기록해도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낙관론으로 바로 연결짓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월에 일자리가 20만개 이상 증가한다 해도 이후에 계속 같은 추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봄이 다가오면서 미국 경제가 더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지만 완벽히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하기까지는 몇달이 더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