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꺼진 빛도 다시 보자'
한화큐셀이 유럽 태양광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 유럽 지역의 마지막 노른자 시장인 영국에 대한 노림수다.
유럽은 지난 2011년까지 태양광 시장의 '큰손'으로 통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재정위기 여파로 업황이 극도로 침체되면서 태양광 업계를 고민에 빠뜨렸다.
4일 유럽태양광발전산업협회(EPIA)의 '세계 태양광 시장전망' 자료에 따르면, 유럽이 세계 태양광 설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 기준 55%다. 이는 2011년 74% 대비 19%포인트 급감한 수치다.
유럽 지역은 지난 2011년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내리막길로 치달았다. 재정위기에 직면한 유럽 각국 정부가 태양광 발전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하는 기조로 선회한 탓이다.
그러나 업계는 태양광 산업의 터줏대감인 유럽이 향후에도 그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는 오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 확보하겠다는 구상안을 내놨다.
한화큐셀은 올해 유럽 지역에서 영국 시장에 역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가정에 주로 설치되는 지붕형 태양광 발전에 대한 수요가 대부분이었던 기존 유럽 시장과 달리 영국은 태양광 발전소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큐셀 고위 관계자는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는 영국 시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태양광 발전 규모에 따라 정부 지원책을 달리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5메가와트(MW) 이하 프로젝트에서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정부가 일정 기간에 걸쳐 고정된 가격으로 매입해 주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5MW 이상에서는 재생의무증서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사업자의 총 공급량 중 일정 비율을 신재생 에너지로 의무화 하는 제도인 재생에너지사용의무증서(ROC)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독일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정부 지원이 대폭 삭감 또는 중단되면서 유럽 전체 시장 규모가 많이 축소된 상황"이라면서 "반면 영국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원이 다른 유럽 지역보다 양호하다는 판단에 따라 시장 확대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영국 발전업체 AGR사와 함께 캠브리지셔 스토우브리지 지역에 24.3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한화큐셀이 영국 다음으로 주목하는 시장은 폴란드다. 폴란드의 경우 내년부터 FIT가 활성화되면 신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유럽 태양광 시장이 축소되긴 했지만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려는 기조는 변함없이 이어갈 것"이라면서 "기존 시장 외 영국과 폴란드 등 신규 시장 선점을 통해 유럽 지역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