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중윤기자] 수천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64) 사건과 관련해 이희범 전 산업부장관(65)도 검찰 조사 대상에 올랐다.
검찰 관계자는 4일 "이 전 장관이 STX 계열사 회장을 지낸 만큼 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강 전 회장은 STX중공업 자금으로 다른 계열사를 부당지원한 혐의 등을 받고 있어 같은 시기 STX중공업 회장을 역임한 이 전 회장도 부당지원에 개입됐을 거라는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강 전 회장이 횡령한 회사자금이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과 함께 관료 출신인 이 전 회장이 로비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산업자원부 장관과 무역협회회장 등을 역임한 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3월 STX에너지와 STX중공업 총괄회장으로 근무했다.
강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여러차례 동행한 데다가 2012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STX조선해양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대규모 대출을 받아 정경유착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강 전 회장은 그러나 이날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과 만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해외출장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강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관련해, 100명이 넘는 공무원 명단이 포함된 선물리스트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검찰 관계자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일단 강 전 회장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으나 용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 의혹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이 강 전 회장을 한 두 차례 추가 소환할 것으로 보여 이 전 장관의 소환은 이르면 다음주쯤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강 전 회장은 4일 오전 9시30분쯤 검찰에 출석해 14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고 있다.
◇수천억원대 회사자금 횡령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강덕수 전 STX 회장이 4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New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