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10일 여론수렴을 통해 '무공천 철회'로 입장을 정리한 가운데,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안도감을 내비치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반면 애초 '무공천'을 주장했던 사람들 중에는 허탈감이나 강한 불만을 표하는 인사들도 있었다.
정세균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새정치연합의 공천방침 확정은 안철수 대표가 무공천 신념을 희생했기에 가능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정 고문은 "이제 결론이 내려졌다. 앞으로 새정치연합이 할 일은 6.4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달려가는 것"이라며 "김한길,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신속히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고 질서있게 선거 준비에 매진해야 한다"고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리더십의 위기'니, '정치적 타격'이니 운운하는 것은 온당치 않은 말"이라며 두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려 노력했다.
그동안 무공천 방침에 대해 안철수 대표를 강하게 비판해온 정청래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공천을 원했든 무공천을 원했든, 이제 국민과 당원이 가라는 곳으로 작은 차이와 잡석들은 용광로에 녹이고 기호2번을 달고 박근혜 새누리당을 심판하자"고 했다.
또 무공천 반대 입장에도 불구 무공천 재논의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당원과 국민의 의사를 물어 결정한 것은 새로운 새정치"라며 "당당한 2번으로 승리의 길을 매진하자"고 공천 유지 결정과 두 대표의 결단에 환영입장을 나타냈다.
그동안 '무공천 재논의'를 요구하며 서울광장 앞과 국회 로텐더홀에서 각각 농성을 벌이던 최고위원들과 의원들은 말을 아꼈다.
◇안철수(사진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 공세를 받았다. ⓒNews1
무공천 입장을 지지해왔던 조경태 최고위원은 서슴없이 이번 결정에 불만을 표했다. 조사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이석현 '당원투표·국민여론조사' 관리위원장의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사 대상과 방법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문항 자체가 공정하지 않은 방향으로 아주 불리하게 짰다", "야당 지지성향 국민만 했다"고 불만을 표하며, "짧게 심정을 말하자면 오호통재라"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또 "새누리당과 똑같이 약속을 안 지키는 거짓말 정당이 됐다. 우리는 대선 때의 공약과 창당 시의 무공천 방침, 이렇게 약속을 두 번 어긴 것"이라며 새누리당 보다 더 많은 안타까움을 국민에게 준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당 의원들 중 다수는 공천 유지였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 사람들은 자기들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맹비난하며 "새정치연합이 이런 식으로 가서는 새정치라는 간판을 떼어낼 수밖에 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구광역시장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중앙정치권과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계속 움켜쥐겠다는 결정이 아닐 수 없는 바, 이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여론수렴 계획 기자회견에서까지 '무공천은 소신이다. 당원과 국민을 믿는다"고 했던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중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