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리비아의 원유 공급 재개 전망에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금은 뉴욕 증시 급락으로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탓에 상승 흐름을 보였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대비 0.20달러(0.20%) 하락한 배럴당 103.40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일대비 0.52달러(0.48%) 떨어진 107.46달러를 기록했다.
리비아 정부가 반군으로부터 넘겨받은 석유 수출항을 통해 이르면 이번주 말부터 원유 수출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리비아 석유 당국에 따르면 리비아 하리가 항구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11만배럴이다. 리비아 전체 수출량의 8.5%에 해당하는 규모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그룹 선임애널리스트는 "브렌트유 가격은 당분간 리비아 상황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며 "리비아의 수출이 회복된다면 브렌트유와 WTI의 가격 차도 차츰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이날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의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다고 밝혔다. 4.8% 증가할 것이란 예상을 크게 하회한 결과다.
이와 동시에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이 증가한 점도 유가 동향에 영향을 줬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을 직전주대비 일평균 3만7000배럴 늘어난 823만배럴에 달했다. 지난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유 재고량 역시 403만배럴 증가한 3억8410만배럴에 달했다. 4개월만의 최고치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증시 급락에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14.60달러(1.12%) 오른 온스당 3120.5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3.10% 하락한 4054.11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1년 11월 이후 최대 낙폭으로 기술주와 바이오주가 하락세를 견인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당분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 역시 금값 상승을 뒷받침했다.
필립 스트레이블 RJ오브라이언 선임트레이더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금 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가져왔다"며 "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가 누그러든 점이 시장에 다수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5월 인도분 은 선물은 전일보다 1.62% 상승한 20.091달러를, 구리 선물은 0.26% 오른 3.045달러를 나타냈다.
곡물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대두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0.87% 하락한 부셸당 14.822달러에 거래됐다.
밀 5월물은 1.02% 떨어진 6.622달러에, 옥수수 5월물 선물은 0.16% 하락한 부셸당 5.01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