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소액대출 희망자를 모아 KT, SKT 등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와이브로(Wibro)'에 가입시킨 뒤 받은 노트북을 되팔아 수백억원을 가로챈 '와이브로 깡' 사기조직 일당이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제2부(부장 이정수)는 와이브로 깡 수법으로 439억여원을 가로챈 혐의(특경가법상 사기)로 대리점 업주와 대출모집책 등 17명을 구속기소하고, 4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09년 12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사기 피해를 당한 노트북은 총 3만4982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입자들 대부분은 신용등급이 낮아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이들이었다.
검찰은 소액대출 희망자는 노트북 대금의 20~40%를 챙겼으며, 대리점과 노트북 판매업자는 15~25%와 개통보조금 등 각종 수당을 가로챘다고 밝혔다. 가입 대행을 한 중간업자와 하부모집자는 5~10%를 취한것으로 드러났다.
KT와 SKT는 이로 인해 각각 243억원, 196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에는 유출된 '개인정보 DB'도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대부업자들은 개인정보판매상으로부터 개인정보 3870만건을 구입한 뒤 15~30명의 전화상담원을 고용했다. 개인정보판매상은 대부업자들의 요구에 충족하는 개인정보를 추출해 1건당 1만5000원~2만원에 판매했다.
가입자들은 '와이브로에 가입만 하면 이통사 보조금 일부를 지급하고 3개월 뒤에 명의를 바꿔준다'는 말에 속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가입자들은 위약금과 노트북 할부금을 이통사에 물어야 할 뿐 아니라 신용등급이 하락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노트북 덤핑처분으로 저가의 노트북이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정상적인 거래시장이 무너져 노트북판매 대리점이 도산에 이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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