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정부가 가계부채 개선책 일환으로 내놓은 저신용 영세자영업자
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방안이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출 전환 문턱이 높아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는 자영업자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
또 실질 수요치를 예상하지 못하고 대출총액한도를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이기를 반복하는 것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다.
14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캠코에 따르면 최근 실적이 저조한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강화하고 대상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의 경우 지난 1일부터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1.0%에서 0.5%로 인하했고, 대출한도도 소진 추이에 따라 현행 5000억원에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캠코는 보증지원 대상이 되는 고금리대출 기준을 현행 연 20%에서 연 15%로 오는 5월 중순 이후 인하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같은 개선방안이 시행되면 보다 많은 영세자영업자에 대해 저리대출로 전환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 지원 구조(자료=금융위원회)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은 저신용 저소득 영세사업자가 대부업체나 저축은행 등에서 20%대 고금리에 이용중인 대출을 8~12% 저금리 은행대출로 바꿔주는 제도이다.
한국은행이 금융중개지원대출 방식으로 은행에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면, 캠코가 100% 보증을 서고 은행이 자영업자에게 대출을 전환해주는 방식이다.
한은은 2012년 11월부터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한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을 매년 3000억원씩 5년간 총 1조5000억원을 공급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공급액은 1460억원에 그치는 등 실적이 저조하자 한은은 지난해 9월 한도를 5000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한은 관계자는 "생각보다 실적이 저조해 대출한도를 하향조정했다"며 "정부의 활성화 방안으로 대출이 늘면 필요시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의 실적이 저조한 이유를 까다로운 대출 전환 시스템을 꼽고 있다.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은 연소득 4500만원 이하, 신용 6~10등급자가 대상이다.
영세자영업자들이 바꿔드림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10일이상 연체한 기록이 4회를 넘지 않아야 하고, 최근 3개월 내에 30일 이상 연체가 없어야 한다.
또 연소득 대비 채무상환액 비율이 40%를 초과하고, 현채 연체중이거나 과거연체 기록 보유자, 금융채무불이행자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이용실적이 적다고 한도를 줄일 것이 아니라 영세자영업자들이 고금리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대출조건을 완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높은 이자로 고통 받는 영세자영업자들은 은행권에서 정상적인 대출을 받지 못하는 신용이 좋지 않은 상황이 대부분 이어서 연체 사실 등으로 제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고금리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
업계 관계자는 "다른 서민금융 상품이 많은데 한은이 처음에 목표치를 너무 높게 설정한 것"이라며 "이런 상품들은 부실 연체율이 높은만큼 심사가 까다로운 점을 간과해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기웅 경실련 경제정책팀 부장은 "금융위와 한은이 실질적인 수요조사 뿐 아니라 예상치도 고려하지 않은채 처음에 총액을 크게 잡은 것은 탁상행정"이라며 "가계부채 대책 방안을 내놓기에 급급해 처음부터 선심성 제스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출요건 부분에 대해서는 서민금융상품을 악용하거나 도덕적 해이 등이 우려될 수 있어 충분한 사실조사 관계와 가치판단을 적용해 실제로 필요한 사람이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한은이 대출한도를 확대하고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인하하면 바꿔드림론 공급이 연 1400억원에서 연 2~3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