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제공=에이스펙코퍼레이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원정경기 28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자신에게 뼈아픈 패전을 안겼던 서부지구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상대로 완벽한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1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진행된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쾌투를 펼쳤다.
◇'산발 4안타 1볼넷'..2루 밟은 주자 1명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모두 5차례 출루했지만 1회를 빼곤 2루까지도 가지 못하고 이닝을 마쳤다. 4안타와 1볼넷이 산발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1회 선두타자 호아킨 아리아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류현진은 헌터 펜스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고 후속타자 파블로 산도발 타석 때 펜스 상대로 도루까지 내줬다. 하지만 산도발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고 버스터 포지는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1회를 마쳤다.
선취점은 다저스가 기록했다. 스캇 밴 슬라이크가 낸 볼넷, 후안 유리베의 3루수 내야 안타 등을 엮어 만든 2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팀 페더러비치가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뽑아냈다.
2회 마이크 모스를 2루 땅볼로 잡은 류현진은 브랜든 벨트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뒤이은 브랜든 힉스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던 도중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공을 떨어뜨려 위기가 오는 듯 했다. 하지만 2루에서 주자를 가까스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그레고 블랑코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2회를 마쳤다.
3회 투수 매디슨 범가너와 유격수 아리아스를 1루수 땅볼과 유격수 땅볼로 손쉽게 잡아낸 류현진은 펜스의 타구를 잡으려다 투수 내야 안타를 내줬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뒤이은 산도발을 3루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은 전혀 없었다. 3회말까지 류현진이 기록한 투구수는 43개에 불과했다.
4회엔 버스터 포지를 3루수 땅볼로 잡고 마이클 모스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두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았다. 1루수 벨트와 2루수 힉스는 류현진의 투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돌아섰다.
다저스는 5회초 추가점을 얻으며 류현진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했다. 선두타자 저스틴 터너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푸이그의 우익수 플라이 때 3루까지 나갔고, 이어 곤살레스의 우전 적시타 때 두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5회말 선두타자 그레고 블랑코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대타 에이르 아드리안자에게 2루수 키를 넘는 안타를 내줬지만 아리아스와 펜스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종결했다.
6회와 7회 류현진은 타자 세 명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6회말 류현진은 산도발을 3구로 잡고 포지와 모스를 유격수 땅볼과 중견수 뜬동으로 잡았다. 7회말에는 선두타자 브랜든 벨트에게 우익수 뜬공을 유도해 잡아내고 대타 앙헬 파건의 타구를 직접 잡아 땅볼로 막았다. 이어서 블랑코를 초구에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2-0으로 앞선 8회말 브라이언 윌슨에게 마운드를 내줬다. 다저스는 9회말 마지막 수비 때 마무리투수로 뛴 켄리 젠슨이 1점을 내줬지만, 이후 2-1의 리드 상황을 끝까지 지키면서 승리를 따냈다. 2연패를 탈출한 다저스는 시즌 10승(6패)째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 상대 설욕전 성공
샌프란시스코는 류현진에게 미국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단일 경기 최다 실점과 최소 이닝 소화 등의 불명예스런 기록을 남겼던 팀이다.
류현진은 지난 5일 오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상대의 홈개막전에서 '2이닝 동안 8피안타 8실점(6자책)'하고 조기강판되며 시즌 첫 패배 치욕를 당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날 류현진은 달랐다. 7이닝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올시즌 평균자책점 은 '2.57'에서 '1.93'으로 낮아졌다.
이날 던진 112개의 공 중에서 72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3마일(약 150㎞)에 달했다.
안정적인 제구력은 비록 탈삼진은 3개에 그쳤지만 땅볼 11개를 이끈 원동력이 됐다. 출루도 모두 산발적으로 이뤄지면서 실점 위기를 애당초 만들지 않았다. 실점할 틈이 없었다.
◇원정 4경기 26이닝 연속 무실점..지난해 포함하면 28이닝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통해 '원정경기 26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써냈다. 무실점도 대단하지만 그의 약점으로 꼽는 원정경기를 실점없이 처리했다는 점에 의미가 깊다.
지난 시즌 류현진은 홈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한 반면, 원정경기에서는 3.69로 1점이상 나빴다.
하지만 올해 류현진은 전혀 다르다. 모두 4차례 열린 원정경기를 모두 실점없이 막아내며 최근 2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은 것이다. 원정 4경기 연속 무실점은 팀의 전설적인 명투수 오렐 허샤이저가 1988년 세운 기록과 동일하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를 포함하면 류현진의 원정 무실점 이닝은 28이닝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