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에 정작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사고 현장에도 100명이 넘는 직원 중 임원 1명만을 파견했으며, 언론 브리핑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뿐이다.
◇굳게 닫힌 청해진해운 사무실.ⓒNews1
◇'입 닫은' 청해진해운
청해진해운은 세월호 사고 초기부터 부실한 대응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급기야 지난 20일부터는 하루 두 차례 진행하기로 했던 정례 브리핑을 전면 취소했다.
실제 청해진해운은 그 동안 언론에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제대로 해명도 못한 데다 탑승객 수도 수차례 뒤집어 혼란을 부추긴 바 있다.
지난 16일 오전 최초 477명이었던 탑승객 수는 오후에 459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462명과 475명으로 다시 수정됐다.
하지만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선사에서 작성한 명부를 기초로 확인한 결과 승선자가 476명으로 다시 1명 늘었다고 정정 발표했다.
◇'해상사고 단골' 청해진해운
청해진해운 소유 여객선들이 주기적으로 기관 고장과 어선 충돌, 침몰 등 주요 해상사고를 일으켜 왔던 사실도 밝혀졌다.
세월호 침몰 전 가장 최근 사고는 3주 전인 지난달 28일 인천 선미도 인근 해상에서 일어났다. 인천에서 출발한 청해진해운 소속 백령도 행 여객선 데모크라시5호(396톤)는 8톤급 어선과 충돌해 승객 141명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이 여객선은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서해 상의 짙은 안개 탓에 사고 당일 예정보다 늦게 출발했다.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해무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충돌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 여객선은 앞서 2009년 10월 덕적도 인근 해상에서도 엔진 고장을 일으켰다. 엔진 1개가 작동하지 않아 나머지 1개 엔진만을 가동, 도착시간보다 3시간 이상 늦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선사 측은 당시에도 배가 멈춘 뒤 40분이 지나서야 안내 방송을 내보내 승객들의 항의를 받았다.
지난해 2월 인천과 제주도를 오가는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인 오하마나호는 연료 필터의 결함으로 옹진군 대이작도 인근 해상에서 5시간 가량 표류하는 사고를 겪었다. 이날 사고로 여객선은 도착 예정시간보다 6시간가량 늦게 인천항에 입항했다.
이후 승객 250여 명 중 일부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청해진해운은 환불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거부, 승객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청해진해운, 세월호 수명 10년 연장
청해진해운은 노후화된 사고 선박을 수입해 몇 개월간의 개보수 과정을 거쳐 '세월호' 수명을 10년 이상 연장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청해진해운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선사는 지난 2012년 세월호를 '건설중인 자산'으로 분류했다가 지난해 유형자산(선박)으로 대체했다.
청해진해운이 재무제표상에서 세월호를 건설 중인 자산에서 유형자산으로 대체했다는 것은 세월호를 영업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유형자산으로 승격시켰다는 것을 뜻한다.
유형자산으로 분류되면 감가상각이 시작되는데 감가상각은 해당 유형자산이 영업활동에 사용될 수 있는 예상 수명(내용연수)에 근거한다.
그런데 청해진해운은 감사보고서에서 세월호(선박)의 내용연수를 '12, 15년'으로 명시했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세월호는 지난 1994년 건조된 후 2012년 9월까지 일본 규슈 남부에서 18년 동안 운항됐다.
이후 2012년 10월 청해진해운이 일본에서 이 선박을 국내에 도입하고 이듬해 3월까지 전남 목포에서 객실 증설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선사는 영업활동에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은 노후화된 선박을 매입해 몇 개월간의 개보수 공사를 거쳐 10년 이상 영업할 수 있는 선박으로 승격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