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출구전략(테이퍼링)이 시작되면서 금리가 인상되고 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투자은행 키프 브루옛 앤 우즈(KBW)와 SNL파이낸셜 등에 따르면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베리카(BoA), JP모건, 씨티 등 미국의 주요 은행들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이 10년래 최저수준인 2.64%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스토마토DB)
NIM은 대출 및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은행의 수익과 고객들에게 지불해야하는 예금금리 등의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프레드릭 캐논 KBW 애널리스트는 "NIM이 바닥에서 올라오고 있다는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며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기대했던 영향을 전혀 끼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테이퍼링 이후 오히려 하락하며 3%대에서 2.7%까지 낮아졌다. 연기금의 국채 매입규모가 증가한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테이퍼링 이후 상승압력을 받는듯 했던 30년만기 모기지금리도 4.5%에서 4.3%로 하락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낮은 모기지금리를 이용한 모기지 재금융이나 예금금리 인하 등을 고려해볼 수 있으나, 모기지 재금융 수요가 많이 줄어든데다 예금금리도 이미 0%에 가까워 더 이상 낮추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은행들은 올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이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존 거스패치 시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애널리스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의 NIM은 앞으로 몇 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쯤에나 서서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안 레이크 JP모건 재무책임자는 "금리가 예상대로 올라가기만 한다면 올해 NIM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내년부터는 소폭 개선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