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철강업계가 R&D 강화를 통한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침체로 수요가 줄고, 중국발 저가 철강재가 공세를 강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기술력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도 철강업 침체가 계속된 가운데 주요 철강기업들은 연구개발 비용을 늘리며 고부가 제품 개발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철강분야 연구개발비로 5348억300만원을 사용했다. 포스코 전체 매출의 1.68%로, 글로벌 철강사들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전년(1.52%)과 비교해서는 0.16%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포스코 단독기준 영업이익은 2조215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감소했다.
포스코는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환경에너지실, 철강기술전략실, 신성장기술전략실 등 1000여명이 넘는 연구개발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자동차용 강판, TMCP강재, 고기능 열연·냉연 등 전년 대비 18종 증가한 146종의 신제품을 개발했다. 자동차, 에너지, 조선 등 고부가 제품 판매량은 전년 1415만톤에서 지난해 1484만톤으로, 고부가 제품 판매비중은 전년 42.6%에서 지난해 46.1%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전문 연구직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포스코 수장에 오른 권오준 회장은 취임 당시 신강종 개발 외에도 리튬, 습식니켈 제련기술, 연료전지 등 소재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711억4600만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전년 674억6400만원에 비해 5.5%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전년과 동일한 0.5%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71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7%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고부가 제품 영업을 강화했다. 고부가가치 전략 제품 판매량은 전년 539만톤에서 634만톤으로 17.6%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자체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지난해 자동차 13종, 일반 열연 17종, 후판 21종의 신제품을 개발했으며, 올해는 자동차 7종, 일반열연 15종, 후판 16종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동국제강은 77억5100만원, 동부제철은 73억8400만원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했다. 이는 각각 연간매출 대비 0.2%, 0.1% 수준이다.
동국제강은 2012년 77억500만원에서 지난해 77억5100만원으로 금액 증가분은 거의 없었지만, 매출이 줄면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전년 0.1%에서 지난해 0.2%로 증가했다.
반면 동부제철은 전년 61억4600만원에서 지난해 73억8400만원으로 연구개발비가 늘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매출액 대비 비중은 0.2%에서 0.1%로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조선 등 대규모 철강재 수요산업 침체로 판매량이 줄면서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리는 일이 중요해졌다”며 “침체 속에서도 신강종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를 점차 늘려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철강업계가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침체로 수요가 줄고, 중국발 저가 철강재가 공세를 강화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R&D 비용을 점차 늘리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