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지난 16일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올스톱한 정치권이 좀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즉각 사고 현장을 방문했고 당내 사고수습대책특위를 구성해 가동하고 있다. 또 6.4 지방선거 경선 일정을 무기한 중단하는 한편 예비 후보들 역시 정중동 행보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개별 의원들을 대상으로 음주 및 외부 행사 자제령을 내리는 등 안팎으로 사고 여파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정치권의 조심스러운 행보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실종자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고 사고 수습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적 관심사와 애도의 여론이 높기 때문에 경솔한 행보는 국민적 몰매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정몽준 의원은 막내아들의 페이스북 글로 고초를 겪고 있다.
◇지난 16일 사고 이후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 ⓒNews1
하지만 여야는 4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민생·경제 법안이 산적해 사고 수습과 관련이 적은 상임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21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4월 국회에서 계류 중인 재난안전관리법안은 그 처리가 시급한 만큼 구호나 정부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세심한 주의를 하면서 엄숙한 가운데 조속히 그 심의를 마쳐 구조작업과 사고 수습 지원, 그리고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국회도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관련 상임위원회는 사고 수습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고, 나머지 상임위원회들은 차분하게 민생현안들을 챙기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관련 상임위 활동 재개에 동의했다. 이날 오후 정호준 원내대표는 서면 브리핑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운영과 관련하여 세월호 구조 등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정부부처 소관 상임위는 정상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세월호 실종자 구조 등과 관련된 유관 상임위는 정부가 세월호 구조작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당분간 상임위 개최를 보류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6.4 지방선거 일정은 안갯속을 헤매는 형국이다. 일단 양당 모두 무기한 선거 일정 연기를 선언했으나 마냥 손놓고 기다릴 수 없는 처지다.
새누리당의 경우 당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경선 관리 위탁 날짜 조율이 필요하다. 당초 이달 25일에서 30일로 연기했지만 선관위 측에서 추가 일정 연기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News1
이날 김재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가선거관리 자체가 30일이 마지노선이라고 하고 있다"면서 "여러 가지 고민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정확한 일정에 대해) 오늘 내일 중으로 결정해 통보하겠지만 이번 주에 (경선을) 치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면서 "선관위 위탁 없이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공정성의 문제도 있고, 갑론을박 고민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새정치연합 역시 기초 후보자 자격심사위에서 부적격자 명단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발표는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더불어 논란이 된 호남지역 광역단체장 공천 여부 등 세부 경선 규칙 역시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