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베이징모터쇼)현대·기아차 향한 대륙의 시선.."아직은"

입력 : 2014-04-22 오후 5:44:42
[중국 베이징=뉴스토마토 김영택·김진양기자] 2014 베이징모터쇼가 대단원의 막을 올린 가운데, 대륙을 둘러싼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의 경쟁에 불꽃이 튀겼다. 
 
중국의 올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2267만대(상용 포함)에 달해 명실공히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현지에서는 올해 모터쇼의 특징으로 ‘일본 자동차의 부활’, ‘SUV·해치백의 초강세’, ‘중국 로컬업체들의 약진’ 등을 꼽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기아차(000270)는 지난해 초부터 미국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이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그간의 고속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2세대 제네시스와 LF쏘나타 등 대표선수들을 잇달아 새로 출전시키며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지만 환율이란 복병마저 닥쳤다.
 
때문에 중국이란 성장 굴렁쇠는 현대·기아차에게 놓칠 수 없는 시장이 됐다. 그렇다면 현대·기아차를 향한 현지의 평가는 어떨까. <뉴스토마토>는 21일과 22일(현지시간) 베이징모터쇼 사무국의 협조를 받아 프레스센터에 등록한 전문지, 일간지, 방송 등 현지 기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저우윈 CTV(충칭텔레비전) 기자 겸 아나운서는 현대·기아차 브랜드 이미지에 대해 “(현대·기아차가) 이민호나 김수현 등 한류 문화를 활용해 마케팅에 접목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라면서 “중국인들에게 익숙한 연예인을 모델로 사용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한국과 중국은 거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 배경도 비슷해 광고모델에 대한 선호나 디자인 등 미적 취향이 비슷하다”면서 “다만 중국인들에게 있어 한국 자동차는 미국이나 유럽 브랜드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모터쇼에서 불어닥친 SUV나 해치백의 인기에 대해서 “우리 역시도 매우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최근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모터쇼를 여러 차례 다녔는데 이 같은 추세가 분명하다. 지난해 소형 SUV 등 여행용 차량이 매우 큰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차(005380)의 중국 시장점유율 하락에 대해서 “베이징현대의 차량 혁신 속도는 그다지 빠른 것 같지 않다. 외관의 경우 세련미가 떨어지고, 트렌드에 뒤쳐진 것 같다”면서 “벤츠나 BMW를 보면 최근 모터쇼에서 공개된 스타일이 이미 양산에 들어갔는데 베이징현대는 4~5년전에 발표된 스타일을 이제서야 양산하는 듯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기아차가 훨씬 잘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현대차는 모든 차량을 다 생산하면서도 어느 것 하나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대신 “한국의 쌍용차(003620)의 경우 타깃이 분명하고 최근 이미지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저우윈은 현대차가 이번 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소형 SUV ‘ix25’에 대해 “일단 외관 디자인은 별로 신선한 느낌이 없고, 핫한 모델을 통해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차량 경쟁력이 없다면 인기를 지속적으로 얻기 힘들다”면서도 “분명한 건 가성비 측면에서 한국 브랜드는 분명 이점이 있고, 중국시장 잠재력 역시 매우 크다”고 말했다.
 
앞서 21일 만난 스바오화 전기차시대(EVDAYS.COM) 최고경영자(CEO) 겸 편집장 역시 현재 현대차를 타고 있는데,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귀띔했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최근 몇 년간 기술과 디자인, 품질 등 다방면에서 빠르게 성장했다”면서 “특히 최근 몇 년간 외관 디자인에 있어 매우 큰 변화가 있었고, 미국, 일본, 유럽 메이커와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호평했다.
 
리우웨이 상용차계(商用車界) 브랜드 디렉터는 “현대차는 베이징자동차와의 협력을 통해 홍보, 서비스 등에서 중국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고 있다”면서 “다만 기아차는 여전히 현대차 만큼의 인지도를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미국, 유럽, 한국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하겠느냐는 기자 질문에 “폭스바겐 등 독일차가 첫손이고, 이어 토요타나 혼다, 닛산 등 일본차를 선택할 것”이라면서 아직은 한국 자동차가 독일이나 일본 수준에 이르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자동차 메이커는 최근 2~3년새 중국인들의 보유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는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현대차나 기아차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의 잠재력은 충분하다”며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 같은 경우 중국 상황에 맞는 판촉과 마케팅 전략을 비교적 잘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 처위에왕 중국 자동차 기술연구센터 산하 자동차전문포털 편집인은 "한국 브랜드는 중국인들의 미적 감각에 적합하고, 특히 젊은층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스포츠 마케팅을 펼쳐 소비 타깃을 적절히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기아차의 장·단점에 대해 "한국 자동차의 가장 큰 장점은 외관 디자인이며, 가성비와 안전성도 우수한 수준"이라고 말한 뒤 "중국 내 생산된 차량의 경우 품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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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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