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지난해 말 시장에 매물로 나온
대한전선(001440)의 매각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인수 주체에 따라 업계 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전선의 매각 주관사인 하나대투증권-JP모간 컨소시엄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매각을 위한 경영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설윤석 전 대한전선 사장이 지난해 10월 경영권을 포기한 이후 채권단은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단행해 매물로 내놨다. 이번 대한전선의 매각 대금은 출자전환 규모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8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시장 점유율 30% 정도를 차지하는 대한전선을 인수할 경우 업계의 판도가 크게 변할 수 있는 만큼 매각 과정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
업계는 경영실사 이후 인수의향서가 제출되는 시점에 인수 업체에 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치열한 눈치작전 단계라는 분석.
지금까지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S전선,
일진전기(103590) 등이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한전선 인수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우선 LS전선, 가온전선 등을 운영하고 있는 LS그룹은 독과점 논란을 우려해 인수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두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LS 관계자는 "이미 2개의 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전선의 인수는 어렵다"며 "구자열 회장도 앞서 이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시장 점유율 약 15%로 대한전선 인수 시 양강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일진전기도 인수 대상자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일진전기 관계자는 "사업 규모나 매출에서 대한전선이 더 큰 상황"이라며 "현재로써는 인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유력 후보들이 일제히 부인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외국 업체와 사모펀드의 인수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중국 업체가 대한전선의 초고압케이블 기술을 보유하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초고압케이블 기술은 아직 중국에서 갖추지 못한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며 "인수 시 우수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에는 전선 업체가 수천개 규모로 많지만, 대한전선을 인수할 정도의 메이저급 업체는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 업체가 인수하는 것은 여러 가능성 중 하나일 뿐 현실적으로 확률이 낮다"고 전했다.
◇(사진=대한전선 홍보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