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상가가 경매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낙찰가율이 반토막나면서 수익형 부동산 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섣부른 투자를 주의 해야 할 상황이다.
22일 두인경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근린상가 낙찰가율은 56.86%로 올해 초 60.08%대비 3.2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월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이 나오면서 주택 임대소득 과세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비주거용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로 몰려들 것이란 예상을 깬 것이다.
반면 오피스텔은 지난 1월 68.87%에서 지난달에는 71.77%로 올랐고, 사무실도 47.7%에서 72.27%로 낙찰가율이 크게 뛰었다. 아파트형 공장이 같은 기간 82.77%에서 81.78%로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상가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수익형 부동산 경매 낙찰가율 추이 (자료=두인경매)
유영상 분양닷컴 소장은 "상가는 투자금이 크고 대부분 대출을 끼고 매입하는 만큼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월세 수익이 적거나 공실이 발생한다면 경매로 넘어가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사가 잘 돼 매출이 많고 그에 따른 월세 수익도 높이 올릴 수 있는 상가는 매매시장에서 거래되지 경매로 나오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처음 경매에 나온 서울 강북구 수유동 수유프라자 한 점포는 6번이나 유찰 사태를 맞았다. 현재 임차인이 없는 공실 상태로 오는 5월 26일 감정가에서 74%나 가격이 빠진 8800만원에 7번째 입찰을 앞두고 있다.
해당 상가 건물의 다른 점포 역시 공실로 인한 수익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월 5차례 유찰 끝에 낙찰가율 33%에 겨우 주인을 찾았다.
신도시의 경우 층이나 건물이 통째로 경매에 넘어가는 '통경매'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실제로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중심상업지역 풍성위버폴리스 주상복합 아파트의 상업시설 부분인 지하1층~지상2층 전체가 경매에 부쳐졌으며, 다음달 1일 6번째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36개 점포 모두 현황상 임차인이 없는 공실이며, 5회차 유찰 이후 최저입찰가는 감정가의 17%로 뚝 떨어진 상황이다.
불황을 모른다는 단지내 상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 3차 단지내 상가 점포 2곳은 지난달 처음 경매에 넘어갔지만 아직 새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
인천 서구 검암동 풍림아이원3차 아파트 단지내 상가 역시 2곳의 점포가 지난달 경매에 부쳐졌지만 유찰됐다. 두 지역 단지내 상가 모두 공실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영상 소장은 "단지내 상가는 안정된 배후수요가 있어 선호도가 높은 반면, 한번 경쟁력을 잃으면 일반 상가와는 달리 회생이 어렵다"며 "현재 매매금액 대비 월세 수익을 계산해 수익률이 낮게 형성되는 상가라면 경매로 매입해 수익률이 다소 높아진다 하더라도 향후 환금성이나 미래가치가 없다고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양창호 미소옥션 대표도 "경매시장에 싸게 나왔다고 해서 상가를 다른 수익형 부동산처럼 단순히 임대 수익만을 노리고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가령 2~3층 점포를 낮은 가격에 낙찰받아 리모델링을 새로 해 미용실로 이용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