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우크리아나 정부가 시민 보호를 목적으로 동부 대테러 활동을 재개하자 러시아도 친러계 주민을 보호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부활절 연휴 이후 우크리아나 정부가 대 테러 군사작전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정 불안감이 더욱 고조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가진 4자 회담으로 어렵사리 평화 무드를 조성했는데, 친러계의 소행으로 보이는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동부 지역인 크라마토르스트, 슬로뱐스크, 도네츠크 등에 시위 진압을 위한 군 병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시민이 더 죽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우려는 우크라이나 총리와 같은 당인 조국당 출신의 한 지방 의원이 고문에 못 이겨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촉발됐다.
◇슬로뱐스크 정부 청사 앞에서 한 친러계 시위자가 보초를 서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살인 사건 이후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러시아 정보군사국 정보요원 출신인 이고르 베즐러, 이고르 스트렐코브에대해 긴급 수배령을 내렸다. SBI는 이들이 동부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면서 살인 명령도 내렸다고 보고 있다.
SBU 대변인은 "베즐러와 스트렐코브가 납치를 뒤에서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도 그들의 지시 아래 자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처럼 러시아가 평화로운 해법을 모색하자던 제네바 협정을 우회적으로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반대로 우크라이나가 군사를 동부지역에 재투입하면서 제네바 협정을 위반했다고 역공했다.
세르게이 라브로브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계 시민에 대한 공격은 곧 러시아 연방정부에 대한 공격"이라며 "만약 우리가 공격받는다면 상대 또한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또 "2008년 당시 조지아 사태의 재현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군사 개입 의도를 시사했다.
러시아는 친러 성향의 남오세티야 자치공화국이 조지아의 공격을 받자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목적으로 전면전을 일으킨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방건물과 검문소를 점거하고 있는 친러계 분리주의자들이 물러나지 않으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도네츠크주 정부 건물을 점거 중인 분리·독립 시위대 규모는 1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