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전 국민적인 추도 분위기로 인해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5월 초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등 황금연휴가 다가옴에도 각종 행사 및 여행 등의 취소가 잇따르고 외식, 쇼핑 등도 자제할 것으로 예상돼 소비위축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세월호 참사의 충격 등으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 부진이 길어져 상대적으로 견고했던 경기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5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3%로 지난해 4분기(0.6%)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민간소비가 줄어든 데에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2분기다. 지난 16일 전남 진도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이후, 세월호 참사의 충격으로 여행, 외식, 쇼핑 등이 크게 감소하면서 소비심리가 급속도록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직후 약 일주일 간 전국의 백화점 및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상당수 유통업체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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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은 지난 18~20일 주말동안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6~2.8% 줄었다. 봄 정기세일 마지막 주말에 매출을 기대했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16일부터 20일까지 매출이 전년대비 2.5~3.9% 감소했다. 세월호 참사로 이벤트와 판매촉진 행사 등을 취소하면서 소비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다음달 초에는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등 황금연휴가 이어져 '대목'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애도하는 분위기 속, 각종 행사와 여행 등의 취소가 잇따르고 기업과 지자체의 대규모 마케팅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행 및 항공업계의 경우, 교육부가 상반기 중 예정됐던 수학여행과 수련회 등 야회활동을 전면 중단시키면서 취소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4월 한 달 동안 수학여행 취소자가 3000~4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아시아나 항공도 취소자가 1만6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2분기에도 민간소비 부진이 이어진다면 그 동안 지속됐던 경기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인 3.9% 달성 역시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국내외 경제 전반이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살아나는 분위기였는데 이 흐름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약간의 차질을 빚을 수는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 수석연구위원은 "경기회복 흐름을 꺾는 정도는 아닐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로 소비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겠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소비 관련 지표를 예의주시하는 등 적극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