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은행권의 1분기 실적을 통해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당초 시장의 기대감은 깨졌다.
NIM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은행권의 당기순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순이자마진이 지난 2011년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이자이익의 개선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물론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충당금 부담과 국민행복기금 감액 손실이 인식된 일회성 요인도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은행 평균 NIM은 2.07%로, 전분기 대비 0.02~0.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하나은행은 전분기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1.47%를 기록했고, 국민은행도 1.78%로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빠졌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사정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NIM 회복이 더딘 데에는 정부의 정책 영향이 있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늘리도록 요구하자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추가 인하하면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를 좁히기 어려웠다.
금융권에서는 2분기부터 은행 NIM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채 상환 등 개선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 후순위채권은 대부분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발행됐으며, 평금금리가 7%를 웃돌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대출로 인해 마진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일정부분 마진을 확보한 상태에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순이자마진에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금리로 발행됐던 채권들이 2분기에 집중적으로 상환된다"며 "이에 따라 조달금리도 내려가기 때문에 NIM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가 점진적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중소기업대출 성장세도 회복되고 있어 2분기부터는 NIM이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추가적인 마진 희생이 불가피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는 은행의 경우 회복이 더딜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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