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역린'·'표적'..5월 극장가 주인공은?

입력 : 2014-04-27 오후 3:22:27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5월초 황금 연휴기를 앞두고 외화 블록버스터 한 편과 국내 영화 대작 두 편이 맞붙는다.
 
3D와 함께 뉴욕시티를 활공하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이하 '스파이더맨'), 현빈의 군 제대 복귀작에 초호화 캐스팅을 앞세운 '역린', 천만배우 류승룡과 함께 멀티캐스팅인 '표적'이 그 주인공이다.
 
세 작품 모두 극장가의 시선이 집중될 정도로 사전 분위기는 괜찮다. 세월호 참사로 국민적 슬픔이 이어지면서 영화 한 편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자 하는 발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더맨' 포스터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스파이더맨' 거미인간의 뉴욕 거리 활공쇼
 
마블사의 유명한 프랜차이즈 시리즈 '스파이더맨'은 스토리와 액션 면에서 전작에 비해 크게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다른 히어로들과 달리 우리 곁에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이 주인공이며, 유머러스하기까지 하다. 다소 가벼운 느낌의 히어로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 작품의 묘미는 스파이더맨(앤드류 가필드 분)과 두 명의 악당 간의 치열한 맞대결이다. 3D를 앞세워 화려한 액션이 스크린 앞에 펼쳐진다. 악당이라 여겨지는 빌런 일렉트로(제이미 폭스 분)와 해리 오스본(데인 드한 분)의 이미지나 파괴력은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이번 작품은 전작보다 로맨스를 더욱 강화시켰다. 대학교를 졸업하게 된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 분)와 그의 연인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 분)의 사랑은 20대의 성장통이라는 맥락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다만 전기 전문가 빌런과 오스코프사의 후계자이자 피터 파커의 친구인 해리 오스본이 악당이 되는 이유가 다소 개연성이 부족하고,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무더워지는 초여름 기간에 스파이더맨의 액션은 지친 관객들에게 기분 전환을 해주기에 적합한 작품이란 평가다.
 
◇'역린' 포스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역린' 초호화 배우들의 명연기
 
MBC '다모'와 '베토벤 바이러스'를 연출한 이재규 감독의 첫 영화 도전이자 톱스타 현빈의 군 제대 복귀작인 '역린'은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재영, 조재현, 조정석, 김성령, 한지민, 정은채 등 수준 높은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뚜껑을 연 '역린'은 배우들의 명연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 싶다. 기품이 있는 직책에서 매력을 발산해온 현빈은 정조를 통해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애초 화제를 모은 그의 '화가 난 등근육'도 여성관객들로서는 볼거리다.
 
정재영은 정조를 보좌하는 내시 상책으로 또 한 번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며, 한지민은 정순왕후로 표독한 악역에 도전한다. 조재현 역시 살벌할 정도의 분장의 광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조정석은 살수 역을 통해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신예 정은채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정조 1년. 정조를 암살하려는 기득권층과 이를 벗어나려는 정조의 하루를 담은 이 영화는 기존 노론과 정조 간의 싸움을 그린 기존 작품들의 내용을 답습한다. 신선한 해석과 메시지가 없다는 것은 감점 요인이다.
 
또 러닝타임이 다소 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영화의 함축과 상징보다는 드라마식의 표현이 두드러진다. 자연히 전개가 늘어진다. 드라마 PD 출신 감독의 한계점이 여실히 보인다는 지적이다.  
 
아쉬운 점은 분명하지만 배우들의 명연기와 화려한 볼거리가 넘치는 점은 관객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옮기게 할 만한 충분한 요소다.
 
◇'표적'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표적' 류승룡 40대 중년의 액션과 반전의 묘미
 
지난해 '7번방의 선물'로 천만배우에 등극한 류승룡은 이번 작품에서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공유나 최승현이 보여줬던 스타일리쉬한 액션이 아닌, 무겁고 잡아먹을 듯한 힘 있는 사실성 있는 액션이 돋보인다. 무게감 있는 표정과 발성을 무기로 한 연기는 극을 이끄는데 무리가 없다.
 
영화의 재미는 반전의 묘미에서 드러난다. 악역이라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 극 중반부 갑작스럽게 악역으로 떠오른 장면은 영화의 긴장감을 새롭게 살려낸다. 쫓기는 여훈(류승룡 분)을 카메라에 담은 첫 시퀀스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쉴 틈 없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훈의 동생 성훈으로 분한 진구의 틱장애 연기는 가히 미친연기라 불릴 법하며, 아내를 납치당한 레지던트 의사 태준 역의 이진욱 역시 자신의 매력을 무난하게 소화한다. 김성령과 조은지는 여형사로서 강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유준상은 이 영화의 최대 수혜자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힘을 드러낸다.
 
화려한 액션을 담은 카메라 워크와 배우들의 설정 등 여러 면에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요소는 충분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메시지는 이 영화의 최대 단점이다.
 
악역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권선징악의 단순 대립구도를 벗어나지 못한 점은 너무나도 아쉽다. 더 무겁게 만들었거나, 조금 더 힘을 뺐다면 하는 면에서 완급조절에서 실패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95분간의 러닝타임 동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게 하는 극 전개는 탄탄한 짜임새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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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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