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저임금 일자리만 늘었다

중간이상 임금 일자리, 금융위기 전보다 100만개 부족
저임금 일자리는 금융위기 전보다 두배 늘어

입력 : 2014-04-28 오전 11:53:42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미국의 일자리 수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지만 저임금 일자리만 크게 늘어나며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즈(NYT)는 27일(현지시간) "금융위기로 고임금과 중간임금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경제회복 과정에서 생긴 일자리는 패스트푸드점이나 대형 상점의 저임금 일자리 뿐"이라고 지적했다.
 
(사진=로이터통신)
시민단체 국가고용법프로젝트(NELP)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회계나 법률 등 고임금 일자리는 금융위기 기간동안 360만개 사라진 이후 현재까지 260만개가 회복됐다. 헬스케어나 부동산 등 중간 소득을 벌 수 있는 일자리도 여전히 금융위기 전보다 100만개정도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시간당 임금이 13.33달러 미만인 저임금 일자리는 경제 회복 기간동안 380만개가 새로 생겼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사라진 일자리 수(200만개)보다 두배 가까이 많다. 특히 식당 서비스나 행정직, 쓰레기처리, 소매업 등에서 일자리가 크게 증가했다.
 
저임금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면서 미국의 가계 실소득은 감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율을 반영한 연간 가계 실소득은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 5만5627달러였으나 지난 2012년에는 5만1017달러까지 떨어졌다.
 
NYT는 "여전히 1050만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찾고 있는 가운데 고용주들은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저임금 일자리를 받아들인 수십만명의 구직자들이 중산층에서 미끄러지고 워킹푸어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계화와 기업의 해외 위탁생산(오프쇼어링) 등이 확대되면서 앞으로 미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노동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NYT는 최근 정치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과 의료보험 범위 및 직업교육 확대 등 빈곤층 지원 프로그램 강화 역시 질낮은 일자리의 양산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은 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10.10달러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공화당과 재계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최저임금 인상안은 의회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연방의회의 의견대립이 장기화되자 코네티컷과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로드아일랜드 등 일부 주에서는 이미 자체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했으며, 34개주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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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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