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28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대체로 하락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실망감까지 더해져 장중 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고, 중국 증시 역시 기업공개(IPO) 재개 우려 속에 1%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만 대만 증시는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4거래일 만에 강세로 전환했다.
◇日증시, 우크라 불안·실적 실망감에 하락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1.03엔(0.98%) 내린 1만4288.23에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감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 백악관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이르면 이날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도 지수 하락세를 부추겼다. 실제로 재팬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마감한 2013회계연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의 304억엔에서 272억엔으로 낮춰 잡았다.
게다가 혼다자동차 역시 지난 회계연도 순익이 595억엔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6930억엔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날 혼다와 재팬디스플레이의 주가는 각각 4.5%와 15.9% 급락했다. 특히, 재팬디스플레이는 지난달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가에 비해서도 25% 가량 낮은 수준에 거래됐다.
이 밖에 샤프(-2.60%), 소니(-1.14%) 등 기술주와 미쓰비시UFJ파이낸셜(-1.27%),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0.17%) 등 금융주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다만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의 주가는 자사주 매입 소식에 4% 넘게 뛰었다.
후지토 노리히로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스트래지스트는 "상승 모멘텀을 이어던 주식들이 다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며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둔 기업들의 주가가 무너지고 있어 증시 상승 시나리오를 점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中증시, IPO 재개 우려에 4거래일째 '우울'
◇상하이종합지수 차트(자료=이토마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에 비해 33.03포인트(1.62%) 하락한 2003.49에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중국 증시는 4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지속했다.
중국 기업들의 IPO 재개 전망으로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됐다.
중국증권보는 5월 안에 IPO가 재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오는 30일 회의를 열고 IPO 신청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지난 25일 밝혔다.
증감회는 잠정 중단됐던 IPO를 지난 1월 재개했으나, 규제 상의 허점 등을 이유로 다시 심사를 멈춘 바 있다.
마오셩 화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규제 당국은 IPO 검토를 예상보다 빨리 시작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줬다"며 "IPO 재개가 유동성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노동절 연휴(5월1일~3일)를 몇일 앞두고 시장에 거래량도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상하이지수의 거래량은 30일간 일평균치보다 10%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업종별로는 중국생명보험(-2.82%), 평안보험(-2.36%), 태평양보험(-1.11%) 등 보험주들이 하락 흐름을 주도했다.
중신증권(-0.36%), 하이퉁증권(-2.42%) 등 증권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예상을 웃돈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건설은행(0.25%), 중국은행(0.38%), 농업은행(0.41%) 등 대형 은행주들은 강세를 나타냈다.
◇대만, 4거래일 만에 반등..홍콩은 부진
대만가권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59포인트(0.41%) 오른 8809.71에 장을 마쳤다. 4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기술주인 콴타컴퓨터(3.08%), 인벤텍(1.84%), 난야테크놀로지(3.75%) 등이 급등세를 연출했다.
반면 푸본파이낸셜(-1.51%), 캐세이파이낸셜(-0.92%), 대만비즈니스뱅크(-0.90%) 등 금융주는 부진했다.
오후 3시27분(현지시간) 현재 홍콩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5.69포인트(0.43%) 밀린 2만2127.84에 거래되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도 건설은행(0.38%), 중국은행(0.89%) 등 중국 본토 은행주들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생명보험(-2.30%), 태평양보험(-1.13%) 등 보험주들은 두드러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