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닉스는 최근 2014년형 제습기 '뽀송'을 출시했다. (사진=위닉스)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제습기 강자 위닉스가 위니맥스와 인수합병을 결정하면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수순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위닉스 측은 제습기 1위 브랜드를 수성하기 위한 것으로, 승계 목적 등은 없다며 억울해 하고 있다.
위닉스는 지난 29일 관계사 위니맥스와 인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비율은 1: 35.0424123다. 합병기일은 오는 8월1일로, 합병에 대한 효과는 내년 이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으로 윤희종 위닉스 회장의 장남 윤철민 위니맥스 사장은 위닉스의 지분 21.4%를 확보하게 되면서 위닉스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윤 회장은 42.4%에서 33.3%로 지분율이 줄어든다. 윤 사장이 단숨에 위닉스 최대주주 반열에 오르게 된 것.
이러한 상황에서 아들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형식으로 아들 회사 판매법인인 위니맥스를 키우고, 또 이를 합병해 아들에 대한 승계 작업을 완료하는 것 아니냐는 게 시장의 주된 의혹이자 비판이다.
위닉스는 일단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위니맥스와 합병을 통해 수수료와 관리비용 등을 절감하고 경영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것. 회사의 수익율을 끌어올려 대기업 등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주장이다.
위닉스 관계자는 "위닉스에게 올해는 매우 중요한 해"라면서 "대기업 등 30여군데가 넘게 뛰어든 제습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일 뿐, 다른 목적은 없다"고 항변했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위닉맥스는 윤희종 위닉스 회장의 장남인 윤철민 사장이 이끌고 있다. 액정보호필름과 PDA케이스, 무선 랜장비 등을 판매로 사업을 시작했고,
삼성전자(005930) 등에 부품을 납품하던 위닉스가 완제품 시장에 진출한 시기부터 위닉스의 판매를 전담해왔다.
위닉스의 대형유통망 입점과 홈쇼핑 진출 등의 성과는 위니맥스가 일궈놓은 것이라고 회사 측은 일축했다. 수익이 나고 있는 사업권 등을 부여해 수익을 보장하는 '일감 몰아주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회사 설립부터 윤철민 대표가 직접 나서 위닉스의 온풍기, 공기청정기 등을 하이마트 등 대형 유통사에 입점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주장이다.
위닉스 측은 "승계 작업을 위해서라면 위니맥스의 덩치가 더 커지는 2~3년 뒤에 합병을 진행해 윤 사장의 지분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위니맥스의 매출은 위닉스와 궤를 같이 한다. 위닉스가 3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위니맥스의 지난 2011년 매출액은 351억7000만원, 2012년에는 678억9100만원으로 급등했다. 제습기 판매가 폭증한 2013년에는 1719억48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록적 수준이다.
위닉스는 2011년과 2012년 각각 1730억원과 19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57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위닉스가 처음부터 판매를 함께 진행했으면 되지 않았냐는 비판에 대해 위닉스 측은 "당시 위닉스의 주된 사업은 부품 및 OEM 방식의 납품으로, 판매를 위한 독자조직이나 전략이 없었던 상황"이었다면서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완제품 시장 진출에 비용을 진출할 필요는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