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포엠' 포스터 (사진제공=아르떼 TV)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더 이상 학교에 갈 수 없는 너희들에게 한 없이 미안했다."
분위기는 숙연했다. 종종 눈물을 흘리는 이도 보였다. 시인, 낭송가, 팝페라 가수 등 다양한 문화인들이 시와 노래를 통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한 '락포엠' 현장의 모습이다.
뉴스토마토가 주관하고 아르떼TV, 시마을, 계간 시인동네가 후원하는 시가 흐르는 문화콘서트 '락포엠'이 지난달 30일 서울 합정동 아르떼홀에서 열렸다.
다양한 문화인들이 모여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를 만드는 '락포엠'의 두 번째 시간에는 지난달 16일 전라남도 진도 부근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인한 희생자들과 그 유가족들을 애도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약 70여명의 관객들이 모여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수백명의 희생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슬픔을 공유했다. 무대에 앞서서는 관객들과 묵념을 통해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무대는 안무가 권령은의 현대무용으로 시작했다. 하얀 소복을 입고 등장한 그는 '죽어간 넋을 기리며'라는 주제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국현진 낭송가는 송여명 시인의 '그리움, 그 추억같은 말'을 통해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의 그리움을 달랬다.
팝페라 가수 한송이와 최의성은 '메모리'(MEMORY)와 이별이야기라는 노래를 깊이있는 성량과 풍부한 발성으로 소화해 감정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일부 관객들은 두 사람의 노래에 작은 박수로서 화답하기도 했다.
그 다음 순서로 무대에 등장한 낭송가 현정희가 故 김소월 시인의 '초혼'을 낭송할 때는 관객들의 감정이 복받쳐올랐다. 무고한 목숨을 잃은 세월호 참사 사고의 상황이 시의 내용이 겹쳐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훔쳤다. 감정이 깊어진 일부 관객들이 눈물을 멈추지 못하자 잠시 진행을 늦추기도 했다.
공광규 시인은 직접 만든 '노란 리본을 묶으며'를 낭송한 뒤 관객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아픔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시가 육체 뿐 아니라 내면까지 건강하게 한다"며 "슬픔을 맞이한 이 때 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회복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별노래'와 '그리움'을 부른 시노래 가수 신재창은 노래 중간 하모니카 연주를 넣으며 더욱 구슬픈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의 노래를 끝으로 '락포엠'의 두 번째 시간은 마무리됐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행사가 마무리됐음에도 슬픈 마음을 쉽게 추스르지 못하고 한동안 관객석에서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한 관객은 "이번 '락포엠'처럼 세월호 참사에 대한 행사가 더 많이 열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위로하고 슬퍼하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뒤 낭송가 현정희는 "희생자들에게 정말 조그만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들의 마음은 희생자의 가족들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오늘 시간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시가 흐르는 문화콘서트 '락포엠'은 매월 마지막째 주 수요일 아르떼홀에서 열린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뉴스토마토 캠페인 사이트를 통해 미리 신청하면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문의 02-2128-3329, www.ntc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