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올림푸스 OM-D E-M10, 엔트리급 중 단연 최고

입력 : 2014-05-04 오후 2:08:38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뭐든지 높은 사양을 사용하다가 낮은 것을 만지면 불만족스러운 게 당연하다. 카메라 역시 마찬가지다. 상위 기종을 사용하다가 엔트리급 카메라를 조작하자면 답답함이 앞선다.
 
하지만 올림푸스의 OM-D E-M10은 다르다. '입문자용 미러리스 카메라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일반적으로 엔트리 모델은 입문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성능이나 기능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쉬운 사용에 초점을 맞춘다.
 
OM-D E-M10은 엔트리급이라고 하기에 아까울 정도의 퀄리티를 가졌다. 성능도 상위 기종인 E-M5와 E-M1에 버금간다.
 
1605만 화소 Live CMOS 센서를 비롯해 E-M1에 채택된 화상 처리 엔진 TruePic VII도 탑재됐다.
 
◇올림푸스 OM-D E-M10 외관(사진=올림푸스코리아)
 
올림푸스 OM-D 시리즈는 SLR 필름카메라 OM시리즈를 계승한 모델이다. E-M10 역시 필름카메라를 연상시키는 클랙식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블랙 색상의 가죽 코팅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약한 그립감이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이 제품은 그립부를 살린 디자인 덕분에 그립감이 나쁘지 않다.
 
메탈 소재지만 무게에 대한 부담도 적다. 렌즈를 장착하고 490그램(g) 수준이다. 크게도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119.1x82.3x45.9mm다.
 
◇먼 거리에서 줌으로 역동적인 장면을 촬영해도 셔터스피드가 잘 맞아 흔들림 없는 사진이 나왔다.(사진=뉴스토마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전자식 뷰파인더(EVF)다. 시야율 약 100%, 1.15배 배율로 디지털일안반시식(DSLR) 카메라 중급기 성능에 필적하는 배율을 자랑한다. 뷰파인더가 익숙한 필름카메라 유저들을 유인하기에 충분하다.
 
촬영을 할 때 액정표시장치(LCD)의 각도를 조작할 수 있어서 로우앵글 뿐 아니라 하이앵글 촬영도 용이하다. 아래로 50도, 위로 80도로 각도를 변경할 수 있다.
 
또 LCD 화면을 보면서 초점을 맞추고 싶은 부문을 터치하면 자동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급히 초점을 맞춰야할 때, 또 매뉴얼로 초점 맞추는 게 익숙치 않은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패널에 지문 방지 코팅이 적용된 덕분에 화면을 손으로 만져도 지문이 잘 묻지 않는다.
 
◇IAUTO로 해진 후 촬영한 부두 전경(사진=뉴스토마토)
 
E-M10이 초급자를 위한 카메라인 만큼 별다른 조작 없이 높은 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여러 기능을 탑재했다.
 
iAUTO로 맞추면 웬만한 사진과 동영상 모두 최적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현재 상황을 분석해 36가지 동영상 모드와 42가지 장면 모드 중 이상적인 촬영 모드를 자동으로 적용해준다.
 
아울러 이 제품에는 OM-D 플래그십 카메라인 E-M1과 유사한 손떨림 보정 기능을 탑재했다. 카메라 내장형 3축 손떨림 보정 기능 덕에 빛이 부족하거나 삼각대가 없을 때에도 흔들림이 최소화된 야경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새벽 3시, 어둠 속에서 찍은 사진이지만 무척 밝게 나왔다. (사진=뉴스토마토)
 
E-M10은 OM-D 라인업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내장 플래시를 지원한다. 역광이나 야경 촬영 시 요긴하게 쓰인다.
 
이미지 촬영 시 독특한 느낌의 후보정을 가해 주는 아트 필터는 총 12종류다. 각 아트 필터는 세부 메뉴에서 색상이나 효과의 정도를 조금씩 변경할 수 있다. 영상 촬영에도 적용된다.
 
여기에 타사 제품에 잘 적용되지 않는 8종의 아트효과도 더해졌다. 소프트포커스, 핀 홀, 화이트 에지, 흐림, 흑백, 토닝, 별빛 효과 등이다.
  
◇8종의 아트효과(사진=올림푸스코리아)
  
다만,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전동식 렌즈는 불편하게 느껴졌다. 렌즈 조작시 약간의 시차가 있는 데다 패닝 촬영도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E-M10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카메라다. 초보자를 타깃으로 하는 카메라이지만 높은 수준의 사진을 얻을 수 있도록 애쓴 점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하지만 입문용 미러리스 카메라 치고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다.
 
엔트리급임에도 고급화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역으로 이게 올림푸스에게 독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익숙해지면 중급으로 소위 '갈아타기'를 할 경우 첫 제품으로 굳이 비싼 제품을 택할 요인은 적기 때문이다.
 
엔트리급 미러리스 카메라 치고 비싼 가격과 고급 성능을 갖춘 올림푸스 OM-D E-M10. 언제나 그렇듯 선택과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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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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