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금융권 신뢰의 문제는 고객과 경영진 사이에 발생한다. 주인의식 을 회복하기 위해 이사회가 먼저 변해야 한다"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
"정권따라 금융권 CEO가 바뀌는데 누가 내부통제에 신경을 쓰나. 일정기간 임기가 보장돼야 단기실적 위주의 경영을 벗어날 수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땅에 떨어진 금융권의 신뢰를 두고 학계를 비롯한 금융전문가들이 쓴소리를 뱉었다. 내부통제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면서도 현재의 지배구조 내에서는 그것조차 불가능 하다는 지적도 적지않았다.
◇7일 서울 명동 YWCA 대강당에서 '금융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신뢰 하락' 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김민성기자)
7일 서울 명동 YWCA 대강당에서 개최된 '금융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신뢰 하락' 세미나에서 추락하는 금융권의 신뢰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첫 발제자로 나선 이병윤 금융연구원 부원장은 "금융거래는 정보비대칭성이 심해 거래 당사자들 간 신뢰가 있어야 활성화된다"며 "최근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도 저하는 금융거래 등 금융서비스 위축을 가져오고 이는 금융업 전체의 시장 축소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원장은 "상업성과 공공성을 조화시키는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가격 체계 투명성 제고를 통한 신뢰 회복,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는 금융지주회사, 은행 등 금융권의 주인의식이 먼저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교수는 "수없이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요구가 있었지만 현재 금융지주회사에는 주인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제는 전기에 있는데 전선만 보수하는 격"이라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직원들을 문책할 것이 아니라 이사회가 책임지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게 해결책"이라고 꼬집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금융회사 뿐 아니라 감독당국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감독당국은 금융회사가 할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가능한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채 회색 중간지대가 넓다"며 "금융회사가 할수 없는 것을 했을 경우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 정확히 보여줘야 하는 예측가능성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최근에 일어난 금융감독원과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거취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감독당국이) 김 행장에 대해 문책 경고를 내렸으면 더 이상 언급해서는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현행법상의 '문책경고'가 가진 효력 이상으로 금융권을 압박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이어 "반드시 (금감원의) 숨은의도와 표면적 의도가 일치해야 감독당국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