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기자] "국민연금의 의결권행사에 대해 재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일관성 있게 의결권을 행사한다면 자의적인 의결권 행사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 입니다."
권종호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는 8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개최한 'CFO포럼 조찬 강연회'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이같이 주장했다.
권 교수는 전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위원장으로, 만도의 이사선임 건에 대한 반대의결권 행사 등을 이끌었다.
권 교수는 우선 "국민연금의 참여로 기업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는 국민연금이 의결권행사 지침을 따르면서 일관성을 형성하며 해소할 수 있다"며 "이 단계에 이르면 기업도 시장의 예측을 벗어난 의안의 상정에 신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국민연금이 국내에서 반대의결권을 행사한 비율은 최근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반대 의결권 행사 비율은 10.80%로 지난 2008년(5.4%)의 2배 수준이다.
특히 국민연금이 지난 3월 만도의 정기주주총회는 의결권 행사의 범위와 영향에 대해 검토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국민연금은 대표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마이스터를 통한 한라건설 자금 지원이 기업가치와 주주권익을 훼손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주총에서 만도가 재선임안 통과에 성공하면서 국민연금 식물주주론이 나왔다.
권 교수는 "만도의 제2대 주주로서 제시한 안이 부결된 이후 지분 매각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받았다"며 "국민연금의 지분규모와 주무기관이 정부인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최선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에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의결권 행사 지침 개정을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사외이사 선임관련 기준을 강화하는 지침 등을 개정했다.
또 권 교수는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해 의결 내용을 적극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의결권 행사 전문위가 이사•감사 선임에 대해 판단한 사례 7건 가운데 주총 전에 공개 한 경우는 5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우려하지만 실제로는 정부•재계•노동계•학계 등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는 구조"라며 "오히려 회의 개최 횟수가 적고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