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이 오는 14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의 개정에 원칙적으로 합의할 예정이다.
G20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라 국내총생산(GDP)의 2% 안팎에서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공조방안도 검토 중이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G20은 14일 런던에서 특별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열어 확장적 재정 공조, 금융기관 부실처리 공통기준, 저개발국 지원방안, 금융감독.규제 및 국제금융기구 개혁안 등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는 4월 G20 정상회의에 앞서 사전 조율을 위해 열리는 것으로, G20 트로이카(전.현.후임 의장) 국가인 우리나라는 윤증현 재정부 장관과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다.
G20 재무장관들은 작년 11월15일 워싱턴 정상회의 이후 논의된 결과를 토대로 금융기관의 BIS 비율을 경기순응성을 감안, 호황기에는 높게 가져가고 불황기에는 낮춘다는 원칙에 합의할 예정이다.
예컨대 호황기에는 12%, 불황기에는 8%로 나눠 운용할 경우 불황에 대출을 통한 경기 진작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그간의 논의에서 개정 방향에는 합의했지만 비율은 물론이고 호황과 불황의 정의를 어떻게 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번 재무장관회의에서도 원칙만 합의하고 비율 등 세부방법은 바젤위원회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20 장관들은 또 지난해 11월 확장적 재정 및 통화정책 합의에 따른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IMF측의 권고를 수용해 GDP의 2% 정도로 지출 확대 방안을 선언할지 여부도 논의한다.
이를 놓고는 국가 간에 이견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국가는 재정확대조치의 이행을 촉진하기 위한 이행담보방안 마련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G20은 또 금융기관의 부실을 빨리 해소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국유화, 배드뱅크, 대손충당금 등 다양한 부실채권 처리 기준에 대한 통일된 원칙과 기준을 만드는 방안도 논의한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산관리공사를 통한 부실채권 처리 경험과 시사점 등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저개발국가들이 원자재 가격 하락과 신용 경색으로 자금난이 심각하다고 보고 무역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 국제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관의 재원 확충 대책도 협의할 예정이다.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막기 위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무역에서의 보호무역주의 뿐 아니라 투자, 금융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헤지펀드 등에 대한 직접 또는 간접 규제 문제 ▲금융안정포럼(FSF) 등 국제 금융, 회계 관련 표준을 만드는 기구의 신흥국 참여 확대 문제 ▲쿼터나 차입, 추가배분 등 국제금융기구의 증자 방법 ▲IMF 단기유동성 지원창구(SLF) 활성화 방안 등도 거론될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11월 정상회의에서는 금융위기 방지가 초점이었지만 이번 재무장관회의와 다음달 정상회의에서 거론될 주제는 금융은 물론 실물 부분의 해법을 찾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13일 런던에서 한국경제 설명회를 열어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경제 현황과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정부의 정책노력을 설명할 계획이다. 최근 외신의 왜곡보도에 따른 한국경제 관련 오해도 불식할 예정이다.
또 같은 날 토머스 미로우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와 면담하고 동유럽 경제상황 및 국제금융기구의 공조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