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갤럭시S3의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삼성전자의 느슨한 제품 사후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9일(현지시간) 삼성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3에 메모리 이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최신 버전인 ‘킷캣 4.4버전’을 탑재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삼성전자(005930)는 1GB의 갤럭시S3 RAM 용량 한계를 이유로 킷캣 OS 탑재 여부를 망설이고 있지만, 정작 구글이 제시한 킷캣 버전의 RAM 권장사양은 512MB에 불과하다.
이처럼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3 시리즈의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지지부진을 넘어 불투명에 가까워지면서 제품 사후관리가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갤럭시S3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5000만대 이상이 팔린 메가 히트작이라는 점에서 ‘팔고나면 그만이냐’는 식의 소비자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갤럭시S3는 지난해 11월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원된 안드로이드 젤리빈 4.3 버전의 OS를 사용 중이다. 경쟁사인 애플이 지난 2010년 출시한 아이폰4에 최신 OS ‘iOS 7’을 적용시킨 것과는 명확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12일 “최신 운영체제라고 해서 하드웨어 스펙이 따라주지 않는 제품에 무턱대고 적용했다가 제품 구동에 문제가 생기면 그게 더 큰 문제”라며 “현재 결정된 바는 없으며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한 오류 수정이나 새로운 기능 추가를 골자로 하는 업데이트를 통상 6개월에서 1년에 한차례 실시한다. 하지만 이전 버전을 사용하는 기기들의 경우 곧바로 업데이트를 제공받을 수 없다. 기기 제조사에서 구글의 소스를 받아 직접 작업 후 새 버전을 배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조사에서 특정 제품에 최신 OS를 적용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하면 소비자들은 충분한 사양의 제품을 가지고도 이를 사용할 수 없다. 이 또한 애플이 최신 버전의 OS를 공개하면 사용자들이 곧바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것과 상반된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 비중을 보이는 국내의 경우 이로 인해 소비자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안방이라는 점에서 소외감도 상당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올 1분기 88개 국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점유율에 따르면, 한국은 93.4%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시장 전체 안드로이드 사용 비중인 67.5%에 비해 무려 25% 가량 높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1GB RAM은 킷캣 운영체제를 탑재하기에 문제없는 용량이지만 기본 운영체제 위에 제조사별 특화된 기능 등을 덧씌우는 차별화 싸움 과정에서 메모리 부족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사용자들의 편의가 보장되는 수준의 최신 OS 적용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삼성의 선택만이 남았다는 지적이다. 최신 버전 탑재 여부는 소비자가 결정하면 된다.
◇삼성전자 갤럭시S3(왼쪽)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킷캣' 이미지(오른쪽)(사진=각 사)